원래붕어 > {073} 치부 : 낚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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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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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붕어
작성일 : 2006-05-28 08:07:14 / 조회 : 1,763 / 추천 : 0      

제목 l 원래붕어 > {073} 치부 : 낚시사랑







사람들은 신이 아니기에 완벽할수는 없겠지요
단지 완벽해 지려고 노력할뿐...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저마다
한가지 이상씩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겁니다

어쩌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켰을때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이번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저의 치부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어릴때부터 키가 크고 힘이 좋았던 저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개구장이였고
아버님이 군인이셔서 잦은 이사를 해야 했지만
어느 동네를 가도 골목대장을 했더랍니다

원래 겁도 없는데다 아이들 앞에서
카리스마(?...^^)도 보여줘야 했기에 객기도 부리고
그러다 보니 맨손으로 뱀을 잡는다던지
지나가는 기차나 버스에 돌을 던지곤 했었죠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던진돌에 버스 유리창이 깨지고
쫒아오는 차장을 피해 학교 운동장으로 도망가서
밤이 되도록 집에 가지 못한적도 있었더랬죠

결국 밤늦게 저를 찾으러 오신 어머니에 의해 발견되어
집에 가서는 디지게(죄송 함다 ~ ) 얻어 터졌지만...T_T
(차장이 집을 알아가지고 어머니에게 변상받고 갔다더군요)

다음날 아이들의 우상이 되어 우쭐해 가지고는...

이런 제가 유일하게 무서운게...
아니 두려운게 있었더 랍니다

바로...사마귀

국민학교를 들어가기 한해전 동네아이들과 숨박꼭질을 하느라
집앞 마당에 심어놓은 깨밭으로 들어 갔더랬죠

술래를 보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던 저의 시야에
무엇인가 흔들 거리는것이 있었습니다

촛점을 그것에 맞추는 순간 전 너무놀라 뒤로 나가 자빠졌더랬죠

어마어마 하게 큰... 그것도 잿빛 사마귀

그뒤론 사마귀만 보면 그때 생각이 나서
아이들이 잡아서 손등에 난 사마귀(피부병)를 뜯어 먹으라고
가지고 놀때도 겉으론 태연한척 하느라...T_T

세월이 흘러 서울로 이사를 온뒤 아이들과 낚시를 다니면서
서울 촌놈들을 뱀이나 송충이등 징그러운 것으로
놀려주는 재미에 빠진 저는 어느덧 저 자신도
서울 촌놈이 되가는 것도 모르고...

중학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낚시에서
처음 잡아보는 어종이 늘어가면서
선뜻 만지기 겁나는 물고기들이 생기기 시작 했더랍니다

가물치...빠가사리...메기...T_T
이렇게 저 또한 어쩔수 없이 서울 촌놈이 되버렸죠

1980년대 중반

저는 부안에 있던 청호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100만평이 넘는 거대한 간척지였던 그곳은
당시에 지렁이만 가지고도 관고기를 하던 곳이었죠

그날따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면서 시작된
사랑스런 붕어들의 입질에 시간가는줄 몰랐던 저는
이윽고 뱀장어를 잡기에 이르렀습니다

원래 뱀은 잡아본 경력이 있어서
뱀장어까지는 아직 손으로 잡을수 있었던 저는
유별나게 몸통이 두껍고 길이는 짧은데다
색깔까지 거무튀튀한 그곳 뱀장어를 가까스로 잡을수 있었더랬죠

바늘을 뱃속 깊숙히 삼킨놈을 입을 벌려
가까스로 바늘을 뻰뒤 다시 놓아 주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뱀장어 입질의 빈도가 잦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더불어 씨알도 굵어지고요

다른분들 같으면야 횡재했다고 하겠지만
전 민물고기를 먹지 않기에 갈수록 짜증이 나기 시작 했더랬죠

그러다 결국은 바늘을 도저히 어떻게 해볼수 없을정도로
깊이 삼킨 놈 때문에 가지고 다니던 칼로
제왕절개 수술을 할수 밖에 없었고
그놈 또한 별 생각없이 다시 방류를 했더랍니다

그로부터 2시간 정도가 흐른뒤...

갑자기 끌려가는 낚시대를 챈 저는
또 뱀장어가 걸린것에 짜증을 내고 잡으려던 순간...
뒤로 나가 자빠 졌더랍니다

바로 아까 제왕절개를 한놈이 다시 걸렸던 것이었죠

바로 땅에 패데기를 친뒤 미련없이 대를 걷었습니다
그 뒤론 손으로 못잡는 어종이 또하나 추가 됐더랬죠...T_T

세월이 흘러 큰아들에게 처음으로 낚시대를 펴주던날
지렁이를 잡지 못해 쩔쩔매는 아들녀석에게

" 야 임마 ! 사내새끼가 칠칠맞게 그것도 못잡냐 ? "

이렇게 사돈 남말하던 원래붕어가
속죄하는 심정으로 치부를 털어놔 봤습니다
.
.
.
.
.
부디 이 이야기는 아들에게 비밀로 해주소서...





P.S : 더불어 그때 그 뱀장어에게도 명복을...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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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개지비 
[2006-05-28 23:51:30]
[..***.] 		  
어??
사마귀는 어릴때 손이나 발에 사마구 생기면 그놈 잡아서 뜯어먹으라고 하고 뜯어먹는것보고 좋아했드랬는디..
아니~~그걸 무서워한다니요??

허긴 암놈은 무섭지요...삐리리~~~끝나고 숫놈을 잡아먹는것을 테레비에서 전에 본 기억이...

난 비암이 젤구다 징그러워유..

붕애송이 
[2006-05-29 10:01:56]
[..***.] 		  

이런.....그 좋은 장어를...
자연산 장어 잡으시면 핸폰 때리시면
제가 냉큼 달려가 대신 바늘제거 해드릴테니
매달렸던 장어는 저에게 주심이....ㅎㅎㅎ

전 제일로 징그러운 건...산지렁이입니다. 굵기가 볼펜심만한.....쩝.
장어낚시엔 그게 필수인데.....ㅜ..ㅜ 서로 상부상조 할까요?
미끼는 형님이 끼우시고....장어는 제가 바늘에서 빼고...ㅎㅎㅎ

개시타포 
[2006-05-29 12:27:02]
[..***.] 		  
붕애송이는 그저 달라고 하는구만...정력이 딸리는지?
아님...밤에좀 힘든가?
혹시...밤이 무서워..집이 무서워...침대가 무서워...재수씨가 괴물 같이 보여...
이것은 아니겠지....

뱀장어 미끼로는.....거머리가 최고 입니다........ㅎㅎㅎ

제이엠 
[2006-05-29 12:52:47]
[..***.] 		  
개지비 형님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지유~?
전화할려구 했더니만 전번을 통째로 날려버려서 못드리고 있습니다.
지송합니다. 언제 용안이라도 뵙구 인사드려하는데..... 항상 건강하십시요.&

찌와바늘 
[2006-05-29 16:39:13]
[..***.] 		  
저는 사마귀나 뱀장어보다 아므래도 뱀이 더 무서운것 같습니다..
뱀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어 더 싫습니다.. 으 ~ 소름끼쳐..

불거리 
[2006-05-29 16:46:02]
[..***.] 		  
멋진 조행기에서 즐감하고 여기서 다시뵙고 재미있는 글을 보게되네요...훈훈한 옛얘기가 마음을 따사롭게 하네요....즐감했습니다.

대항 
[2006-05-29 17:26:05]
[..***.] 		  
저는 사마귀두 무섭구 비암장어두 특히나 뱀은 옆으로만 지나가두
졸도 직전 까지 가고는하지요 외냐함은 뱀에 물려서

생사직전까지 다녀온 기역이나서요
어제두 충주땜에서 뱀.장어를 잡엇는데요
장어맛은 역쉬 꽁지가 영양 만점이더군요..

낚시광아빠 
[2006-05-29 19:51:50]
[..***.] 		  
세상에나~~
무서워할껄 무서워해야지.ㅋㅋㅋ
그 덩치에.
내가 제일무서운것은


월척이상급 붕어.입니다
더무서운것은

사짜?

조어장부 
[2006-05-29 22:21:05]
[..***.] 		  
흐미,,그 아까운 장어를 ,,,정력에두 엄청 좋은디요,,

천록 
[2006-05-30 12:11:23]
[..***.] 		  
낚광 형님 코멘트에 백만표.
무서워 할걸 무서워해야지 하면서도 왜 저도...
저는 뱀이 시러유!

한살림 
[2006-06-01 15:22:04]
[..***.] 		  
한가지씩 다 무서운게 있나보네요?
저는 쥐가 이세상에서 젤 무섭습니다.
울 애들도 겁안내는 쥐를...
디럽고 무섭고 암튼 쥐본날은 식사도 못할정도로 싫어합니다.
즐낚하시고 유월정출 가셔야죠?ㅎㅎㅎ

서학천 
[2006-06-07 13:31:00]
[..***.] 		  

지금도 그곳에는 그게 많은가요...?

우리 그거 한번 잡으러가요

나는 그거 좋은디 ~~~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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