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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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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6-26 17:16:30 / 조회 : 1,911
/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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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진정한 고수는 찔러 잡는다"
제가 좋아하는 단독출조님의 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친구중 진정 고수라 칭할수 있는 오늘의 주인공 을 피력해볼까 합니다.
불쌍한 친구는 저하고 고등학교 동창입니다만 사회생활 하면서
오랜 시간 만나질 못했었고 우연히 친구의 가게에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남루한 옷차림은 한눈에 보아도 어렵게 살고 있슴을 느낄만큼 초라했으며
그친구가 돌아가고난후 다른 친구로 부터 그의 아픔을 들을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착실하게 살던중 아내의 불치병을 발견하였고(백혈병)
갖고 있던 전재산을 털어서 치료 하려고 애썼지만 그의 아내는
친구와 가족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고 어린 두아들을 남겨 놓은채
하늘나라로 되돌아 갔고
그여파로 아직도 혼자 힘들게 살고있다 라는 친구의 말을 들었습니다.
동병상련 이랄까 그친구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나보다 더 불쌍한 놈으로
단정 지은채로 근래들어서 잦은 만남과 동행출조를 자주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처음 그친구와의 동행출조를 하였을때 그친구가 펼쳐놓은
낚싯대를 보는 순간 저는 탄성을 질렀습니다.
갖고있는 낚싯대라야 대여섯개 남짓 될까...
온통 무겁고 투박한 글라스롯드와 ( 그것도 가락지 박힌 걸로)
릴대를 개조한 짧은대 두어개...줏어서 재조립 한걸로 보임
가방은 뚫어지고, 찟어진채로, 지퍼도 고장나 있었고.....
파라솔은 우산과 막대기를 결합해서 고무줄로 칭칭 감아놓은......
그걸 펼쳐든 친구를 보는순간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집에 돌아와서 잘안쓰는 고탄성 카본대 대여섯개와 가방하나를 잘 닦아서
다음날 그친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뭘" 이런걸 갖고 오냐? 붕어가 카본을 알아보기라도 하냐며
슬그머니 십년넘은 고물차에 넣어둡니다. " 잘쓸게"
그다음에 동행길에는 한결 좋아보이더군요...
그친구는 절대로 조급해 하질않았습니다. 입질이 없어도 , 이상한 고기가 잡혀도
성질내거나 투정하지 않습니다.
살아서 움직이는건 다 식량이요 반찬입니다.
그는 진정한 고수 입니다. 우리는 조과에 연연 하는데 그친구는 언제나
느긋합니다. 술이한잔 들어가면 차에서 한시간 자고 나옵니다.
피곤하냐? 물으면 ...아니! 술에 취했을땐 신성한 낚시를 하는게 아니랍니다.
그는 고수입니다 낚싯줄도 줏어서 3호 2호 묶어서사용합니다.
한번도 끊기질 않고 잘쓰고 있습니다. 보다못한 제가 "줄좀 갈어"
하면 그친구는 " 그냥둬 끊고 가는놈은 살놈이여".....
물론 조과는 우리보다 뒤떨어집니다만 이상하게 유료터에서나 그렇지
자연 노지로 가면 우리보다 탁월한 조과를 보여줍니다.
그친구가 잠든 어느날
그친구 대에 입질이 왔었고 대신 챔질을 했었죠....
자세히 보니 그친구의 채비는 찌맞춤도 되있질 않더군요
니퍼로 봉돌을 깍으려고 해봤더니 깍는게 아니라 쥐어뜯어야 했습니다
니퍼도 줏었답니다...
니돈주고 산것 있냐고 물었더니..... 없답니다.
아~~ 바늘 몇개 돈주고 샀다고 합니다.
세칸대에 찌는 짤막한 고추찌 칸반 대에는 빙어 잡는찌...뭐 대충 이런 식입니다만
그친구는 우리가 못잡은 사짜도 몇수 했답니다.
하긴 사짜 잡는 사람이 무조건 고수가 아니란걸 개시타포란 조사님을 통해서
알고는 있습니다만....어쨌든 그친구의 느긋함은 대물로 연결 되나 봅니다.
그친구는 아는것도 많습니다.
오지랍도 넓어서 저보다 못한 사람들 보면 동정해주고 관심주고 그럽니다.
우리는 우리앞가림 하기에 급급한 하수들인데 그친구는 자기보다
힘들고 어렵고 불쌍한 이웃을 잘 헤아릴줄 아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같이 낚시를 하면 밥당번과 커피 당번은 언제나 그친구 혼자 다합니다.
수시로 먹을것을 챙겨 주면서 친구들 배고플까 걱정을 합니다.
지난주 충남에 있는 모저수지 좌대 낚시를 갔었습니다
그날도 장원은 그친구 였습니다.
전 쓸데없이 밤을 새웠지만 그친구는 술한잔 먹고 한시간 잠자고
한잔먹고 한시간 또 자고 그러면서도 제일큰 대어를 잡았습니다.
규격과는 전혀 상관없는 받침대와 낚싯대를 셋팅해놓고
자기 보기 편한대로 막 설치 해놓은 낚싯대에 달려 나오는 붕어를 보노라면
늘 그저 웃음만 새어나옵니다.
한쪽 구석으론 남들 처럼 릴이아니라 피라미 바늘 달린 낚싯대를 한대 펼쳐 놓습니다
뭐하게 그걸 설치 하냐 물으면 여기에도 걸려 나오는 붕어가 제법 된다면서
빙그레 웃습니다.....말그대로 찔러 잡는다는 겁니다.
간혹 그위를 지나던 재수없는 붕어가 실제로 걸려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물속에서 봤답니다....헉! 고수가 분명합니다.
마음넓은 친구는 후덕함으로 우리를 챙겨줍니다
중요한건 같이 밥먹을땐 언제나 제게 하는 소리가 있답니다.
야" 잘먹어 " 홀아비는 밥심으로 사는겨"
ㅎㅎㅎ 제 입에선 웃음이 새나오고 고개는 늘 끄덕여집니다.
장비로 평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최하위의 품질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의 마음과 실력은 고수가 분명합니다
내일도 무거운 그라스롯드를 조자룡 헌칼쓰듯 휘둘러 대며
나보다 더 좋은 조과를 분명하게 보여줄 친구와 강원도나 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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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읍니다,,, 그 친구분은 진정한 고수 이십니다,,,, 술먹고 신성한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본 받아야할 낚시철학 이죠,,,,부럽씁니다요 ,,그런 친구분이 계신 다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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