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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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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한 밤의 추위와 설상가상으로 심하게 불어대는
바닷바람으로 인적이 끊어진 저수지 한 귀퉁이...
저녁식사후...
봉고차 뒷 문울 내리고 가스렌지를 틀어놓으니 훈훈 합니다.
먹다남은 참치김치찌개 를 안주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싸부님과 독대한 자리..
술 이 두어순배 돌자....
낚시이야기가 아닌 사(私)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올해 나이가 몇인가?"
"예..58년 개띠..37입니다..사부님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나?..그래 몇살쯤 보이나??"
"글쎄요~50중반쯤 되보이시는데요~"
"하하~50십중반?..고맙구만..나 6학년5반이네.."
"네?????"
연세를 듣고 깜짝놀라 자세히 봤지만 아무리 봐도 환갑을 넘긴
노인 이라고는 믿을수 없습니다.
"아이구..전 큰 형님 뻘 되시나보다 생각했는데..
아버님 뻘 되시네요~ 죄송합니다.."
"진짜 연세 안들어 보이시네요..대단하시네요.."
"대단하긴..마음을 비우고 하늘과 땅과 물과 동화(同和)되어살면
나이를 꺼꾸로 먹는거야..그리고 붕어 덕도 있지..하하~"
"아까 수로에서 낚시나온지가 10년 됬다고 하셨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바람따라 구름따라 전국낚시터를 떠돌아 다닌지가 올 해로
10년 쯤됬지..1년 365일..300일 이상을 물가에서 살았어..
300일만 잡아두 10년이면 3000일을 낚시만 했구만..믿어지나?..하하하~"
소주병이 두어병 비워졌을때 취기 때문인지...
고독한 홀로 조행길에 오랫만에 말 동무 를 만나서인지..
묻지도 않은 자신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마포에서 갈비집을10년정도했네.. 그런데로 돈 은 많이 벌었지..
손님이 미어터져 하루매상이 좋을때는 200이 넘었으니까..
정말 정신없이 벌었지..그런대로 재운은 있었는데...
돈을 아무리 많이 벌면 뭐하나? 다른복이 없는걸..."
말을 잊지를 못하고 소주잔만 연거푸 들이키시는데..
분위기가 하도 숙연하여 질문도 못하고 술잔만 만지작 거리며 눈치만 봅니다.
"대학교 다니던 아들놈 하나 달랑있었는데..
4학년때 졸업여행 갔다가 강원도에서 물놀이 하다 익사하고..
몇년후 마누라마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어..기가 막힐 노릇이지..
우리 마누라 낚시도 엄청 좋아했지..매주 토요일이면 가계문닫고
항상 같이 낚시를 다녔으니까..나보다 더 잘잡았지...
그런데..어느날 날 남겨두고 혼자 먼저 가버린거야..
마누라가 떠난후 기가막혔네..돈벌어 물려줄 자식도 없는데..돈은
더 벌어서 뭘하나? 다음해 가개를 정리하고..
화장한 마누라 유골을 차에 싣고 마누라하고 같이 다녔던 저수지를
다 찻아가 조금씩 뿌려줬어..생전에 여자치고는 별나게 낚시를
좋아했으니..아마 마누라도 좋아할거야.."
여기 내봉지도 마누라하고 같이 왔던 곳인데..여기도 전에
마누라 유골을 뿌려준 곳이지..."
가슴아픈 사연을 들으며 가슴이 찡 해지는겄을 느끼면서도
이 저수지에도 유골을 뿌려줬다는 말에 마음 한쪽에 공포감 이 듭니다.
"마누라 떠난 후 하루에 소주를 10병 이상씩 마셔대니..몸이 성할리가 있나?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 보니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네.
몸 무게가 20키로 이상 빠지고..장출혈에 당뇨까지 죽기일보 직전 이었네..
죽기전에 낚시나 실컨 할 요량으로 마누라와 같이같던 낚시터를 돌아댕겼지.."
아이구..제자 한테 내가 별이야기를 다하는구만..하하하~~"
"낚시 이야기나 할까?"
"자네는 낚시를 왜하나?
갑작스런 질문에 마땅한 답이 생각나지 않아 우물쭈물하다가..
"네..뭐~ 물이 좋고 손맛..찌맛..뭐 그런거 떄문에..."
얼떨결에 답 을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참 궁색한 답 입니다.
"하하하~~그래..그럼 자네는 그냥 고기잡이가 목적인 어부네.."
어부가 되지말고 釣士가 되게..물가에 대를 드리우면 하늘과 땅과 물과
하나가 되야지..그 안에 인생이 있는거야..
기다리는 마음..용서 하는마음.참회 하는마음..욕심도 버리고..
포기 할줄아는 마음..그 안에서 미움도 사랑으로 바뀌고
절망도 희망으로바뀌고...슬픔도 기쁨으로 바뀌는거야..
자연속에 동화(同和)되는게 낚시야."
조과(釣果)는 단지 부산물일뿐이지..고기잡이가 목적이되면 그건
조사가 아니라 한갖 낚시꾼에 불과하네..
마음을 비우고 대를 드리우면 어느순간 자연과 하나가 되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순간..물 속이 보이는거야..
"자네 붕어 많아 잡고싶나?
계속되는 사부님의 도(道)통 한겄같은 말에 기가눌려 간신히
" 네..뭐..그저.." 하며 말을 못하고 있읍니다.
" 한 사람이 어떤 행위를 수년간 계속 쉬지않고 반복하면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 도통을 하는거야..낚시도 마찬가지지..
대충하면 몇십년을 해도 불가능하지만 집중해서 연구하고 노력하면
자연히 누구나 그 방면의 달인(達人)이 될수 있는거네.."
아까 수로에서 나 고기 잡는거 봤지? 준척으로만 한 100마리 될거네..
붕어목 이야기 했지? 붕어가 다니는 어도 말일쎄.
내가 물가를 헤메고 다닌지...7년쯤 됬을때 물속의 어도(魚道)가
보였네...흔히 말하는 포인트지..하하하~~"
감탄스런 마음에 "아이구..조선 이시네요 했더니..
"조선은 무슨 얼어죽을 조선..그냥 달인이라고 하게..하하하~
이거 보여줄까?"
뭔가를 보여주시려는지..차 귀퉁이 에서 박스를 뒤져
두툼한 노트 몇권을 꺼냅니다.
"이게 뭔데요?"
" 이게 그동안 내가 다닌 전국 저수지에 붕어목을 메모해논 비책(秘冊)일세"
빙긋이 웃으며 그중 한 권을 내게 내미는데..
비책 이라는 말에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대충 읽어보니 낚시일기 형식의 메모장인데..어설픈 그림 솜씨로
저수지 모양을 그려놓고..사계절의 붕어회유 방향..붕어목을 표기해
놓고..그 저수지에 잘먹히는 미끼..채비등등..을 메모 해놨는데..
그 책을 보며 흡사 무슨 보물 지도라도 보는겄처럼 가슴이
두방망이 질 칩니다.
"이책 자네에게 물려줄까? 아님 나중에 출판사에 갔다줘서
책으로낼까? 하하하~~ 어쩔까?"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그저 "대단하시네요..대단하시네요"~만 연발합니다.
"이거 책 으로내면 천기누설이네~..대한민국 붕어는 그날로 다 끝장이지..하하~"
"네네..그렇겠네요..."
마음같아선 그 책 저한테 물려주시면 안되나요?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 목구멍에서 맴돌기만 할뿐입니다.
"이 책 넘겨줄까? 하하하~나 따라 5년만 다녀라 그럼 이책 물려주마"
책을 다시 빼았아 박스에 넣은후..
"자네두 동료 팽개치구 나따라 나선거 보니 낚시 엥간히 좋아 한는구만..
낚시댕기다 오늘 같은 경우 몇번 있었네..
하도 비법좀 가르켜 달라고 해서 농담삼아 나 따라 3일만 다니면
몇 수 가르켜 주마 했더니..선듲 따라나서는 놈이 없었는데..
내 말에 네~ 몇일간 동행하겠읍니다.하며 따라나선 사람은
자네가 첨이네..하하하~~ 낚시가 아무리 좋아도 일이 우선인데..
3일 간 나 따라 댕기면 어쩔려구? 낼 하루 나하고 낚시하고
동료들에게 돌아가 열심히 일하게..일이 우선이지...일과 취미를
엄격히 하는겄도 진정한 조사 인거야.."
큰 기대를 가지고 따라나선 길..
머리가 어지러운 이야기만 잔뜩들고 별다른 비법을 배운겄도 없는데..
내일 돌아가라는 말에 당황스러워..
"아니예요..괜찮은데요..며칠동행하겠읍니다" 했더니..
"잔말말고 내일돌아가서 열심히 일해..다음에 가끔 물가에서
만나면 되지...오늘은 이만 자자..그리고 내일 아침 동틀무렵에
낚시하자구..내일 내가 몇가지 비법을 알려줄테니 섭하게 생각말구..
단호한 말에 더이상 말을 못하고 안녕히 주무시라고 인사를 하고
내 차로 돌아왔읍니다.
12시가 넘은 시간..
칼 같던 바람도 자고 어두운 하늘에는 별이 반짝입니다.
히타를 틀고 차에 누었지만 잠이안옵니다..
물가 가좋아 시간만 나면 물가로 달려가 대를 드리우고..
직업상 짜두리 시간이 나면 수많은 저수지를 섭렵하며 나름대로 낚시께나 한다고
의기양양 했던 나로서는 우연히 물가에서 만난 한 노인의 말에
머리가 멍 해집니다...낚시꾼...조사..나는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조과에 연연 하며 한마리 붕어를 잡고 희희낙낙 했던
낚시꾼 이였다는 생각을 했읍니다.
그날 밤..
나는 또 이런 못된 생각도 했읍니다.
낼 아침 영감이 한눈파는 사이 아까봤던 그 비책을 가지고
날라버릴까? 어쩔까?
집생각...일생각..직원들생각...마누라생각..비책생각..
온갖 상상으로 잠못드는 밤이 지나갑니다.
추신.
읽어주신 회원여러분..감사합니다.
컴앞에 앉아 독수리 타법으로 짦은 글 실력으로
십수년전의 이야기를 회상하며 글을 쓴다는게..이렇게
힘든일 인지 몰랐읍니다. 허리도 아프고..눈도 침침하고.ㅎㅎㅎ~
기억나는데로 자세히 쓰다보니 장편이 되었네요..
오랜세월의 낚시행각중..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
간단한 마음으로 글을 시작했는데...지루하게 한거같아 죄송합니다.
4편에 마무리 짖지않으면 욕바가지로 먹을거 같네요..
다음에 꼭 마무리 짖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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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미,,,또 로그인 하게 만드시네,,,, 다시한번 사부님으로 모시겠읍니다, 철푸덕,,, 비급을 온제나 제자들에게 공개하실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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