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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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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8-11 14:07:34 / 조회 : 2,753
/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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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붕어낚시를 하면서 릴 몇 대를 같이 던지는 분들이 별로 없지만 한 20년전만해도 그런 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에 (75년도로 기억됩니다) 한강변에서 방울낚시를 하면서 릴을 처음 보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가지고는 싶고, 돈은 없고...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잘하면 제가 직접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뭔가를 연구하는 것인데 그 때부터 그런 끼가 제게 있었나 봅니다.
일단 가장 핵심 부분은 드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로 드럼을 만들까?”
“그렇지!”
이렇게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다 쓴 반창고 통입니다.
거기에 적당히 구멍을 내고 굵은 철사를 잘라 회전 손잡이를 붙이고 방울낚시 줄을 감고, 조물락 조물락 거려서 제가 보기에는(?) 그럴싸한 릴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은 릴대를 만드는 일입니다.
재질은 못 쓰게된 꼽기식 대나무 낚시대를 재활용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먼저 가이드를 다는 일이 문제였습니다.
철사를 둥글게 감아 고리를 만들고 이것들을 적당한 간격으로 붙이면 될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릴 뭉치와 릴대와의 조립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릴뭉치와 대를 탈착이 가능하게 제작하는 방향으로 고민했지만 제 능력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일체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한강변에 나가 탁구공만하게 떡밥을 달아 투척합니다
슉! 소리와 함께 20-30m가 나갈 것이라는 상상이 뭉개지고...
턱! 소리와 함께 코앞에 떨어집니다.
“뭐가 잘못됐나?”
다시 떡밥을 달아 투척해보지만 전과동...
한참을 고민한 끝에 문제점을 찾았습니다.
철사로 만든 가이드가 문제였습니다.
줄과 마찰이 너무 강해서 줄이 원활하게 풀려나가지 못한 것입니다.
할 수 없이 남대문 낚시점에 갑니다.
그 당시는 수제 릴대가 많았기 때문에 낚시점에서 가이드 세트를 팔곤 했습니다.
돈이 별로 없어 많이 사지는 못하고 초리대용, 2번대용, 3번대용, 마지막용 해서 4개를 사서 릴대를 다시 개조합니다.
다음날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시도합니다.
헉! 마찰은 해결됐는데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반창고통으로 만든 드럼과 베어링 역할을 하는 철사 사이에 마찰력이 커서 드럼의 회전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7-8m 정도 나간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연구를 합니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 철사대신 직경 1cm 정도의 파이프로 교체하고 미싱 기름을 발랐습니다.
이제는 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시험해 봅니다.
줄은 잘 풀려 나가는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반창고 드럼이 신나게 잘 돌아서 투척 거리는 제법 되는데 브레이크 기능이 없어 줄이 과하게 풀려 엉킵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도 반창고 통 드럼에 브레이크 기능을 줄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를 졸라 돈을 받아 남대문으로 날라 갑니다.
30년이 지났지만 처음 릴을 산 그날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릴을 자체 생산할 기술은 없었고 일본의 다이와라는 회사가 한국의 반도상사와 합작을 해서 “반도다이와”라는 상호 릴뭉치와 릴대를 생산,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생산된지 1-2년이 채 안될 때였습죠...
릴뭉치... 1,500원
릴대... 1,200원
릴대 꽂이... 100원
그걸 처음 산 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동네 낚시 친구들에게 침에 침을 튀겨가며 자랑도 합니다.
그런데 조용히 듣고 있던 한 친구가 제 말에 코방귀를 뀝니다.
자기집에 릴이 많데나 뭐래나...
제가 거짓말 말라고 면박을 주니까 방과후에 자기집에 데려갑니다.
그 친구집 거실을 들어가면서 전 벌어진 제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장식장 사방이 릴뭉치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반도다이와의 조악한 것이 아니라 최고급으로 보이는 것들...
지금이야 우리나라의 낚시 장비 제조 기술이 세계 1-2위를 다투니까 별일 아니지만 30년전에 거실을 릴 뭉치로 장칙한 그 광경이 어린 제게는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반도다이와 한국 지사장이셔...”
그러면서 장식장의 릴을 만져 보게 합니다.
반창고 드럼릴을 만들고 우리나라 최초의, 조금은 조악한 릴을 가진 저에게
프랑스제 미쉘 릴은 신비 그 자체였습니다.
뭔 릴이 후진도 되고...
기아가 달려 저속, 고속 감기 기능이 따로 있고...
감을 때 소리도 안나고...
한강에 나가서 한 번 던져보자는 제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그 친구를 뒤로하고 집에 왔습니다.
릴을 사고 낚시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릴을 사용하면서부터 큰 씨알을 많이 잡았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는 릴이 귀할 때이므로 낚시가면 자랑스럽게 릴을 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그 당시 어린 중학생의 나이였으니까요... 하하하!
오죽하면 쪽좌대를 타고도 그 좁은 곳에서 릴 한 두 대를 추가로 폈을까요...
지금은 어찌 어찌하다 보니 릴을 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릴이 갖고 싶어 반창고 통으로 릴을 만들던 일,
어머니께 졸라 릴을 처음 장만했던 일,
내 릴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친구집에서 외제릴을 보고 부러워했던 옛 생각을 하면서 이글을 올립니다.
올 추방 가을 모임엔 릴 한 대 사서 한 번 던져 볼까나...
참, 개시타포가 퇴원했답니다.
내일 쯤 사이트에 들러 인사드린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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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광고를 클릭해 봐 주시면 낚랑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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