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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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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겨울이 다가와 물 낚시를 당분간 못 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허전하고 언젠가 우스웠고 당혹했던 옛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1997-8년도 12월 초순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5층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을때입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점심을 물리고 베란다에서
담배한대 빨면서 흰 연기를 길게 뿜어대니 아쉬움이 길게 허공에 날립니다.
물낚시를 마감하고 아직 겨울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는데
언제 봄이오나 찹찹한 마음에 낚시가방을 꺼내놓고 조물딱거립니다.
20대 “요 놈은 밥값을 지대로 못하네!
팍 그냥 오늘을 제삿날로 만들어 에이 미워!
언제 한번 씸 제대로 쓸래” 처삼촌 벌초하듯이 대충 닦아줍니다. ㅎㅎ
또다른 25대를 들고
“음! 이 놈은 썩 괴안아!＂
지난 봄에 대호만에서 수심 낮은 수초속에서 월척을 뽑은 놈이지!
아휴~이뻐 뽀뽀 한번 해주고 쪽! 쪽!”
그때를 생각하니 입이 벌어지고 내년에 또다시 큰놈을 거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어진 입이 더 커지고 침도 고이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마눌 입이 삐죽나와 “아주 낚시대랑 신혼방을 차리시지”합니다.
“아니 이 좁은 아파트에 신혼방 차릴 방이 어디있어” ㅎㅎㅎ
그리고 30대를 뽑다가 손바닥으로 매끄럽지 못한 줄의 감촉을 느끼고
줄을 끊고 새줄을 정성껏 매어주고 기존에 쓰던 봉돌을 달아주고나니
줄의 길이가 적당한지 보려고 베란다로 들고 나가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낚시대를 내밀어 보았습니다.
적당한거 같은대 낚시대를 들면 봉돌의 위치가 어디까지 오나
보려고 낚시대를 하늘로 치켜 세우니 봉돌이 아주 적당한 위치에 있습니다.
여기서 끝내고 거실로 들어와야 하는데
앞치기를 한번 해보겠다고 휙~ 봉돌을 던졌습니다.
삼빡하게 날아가서 다시 낚시대를 들려는 순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와 봉돌이 3층 베란다쪽으로 휙 날아가더니 안 올라옵니다.
머리를 내 밀고 내려보았더니
낚시바늘이 3층 베란다 방충망에 걸려버렸습니다.
“에고 이게 지대로 걸었네” 이일을 어떻하지
잡아 댕겨도 올라오지 않습니다. 올라 올턱이 없지요.
이거 새로 맨줄이어서 끊을 수도 없고 또 끊는다고 하여도
3층 방충망에 낚시바늘이 걸려있고 낚시줄이 휙휙 날아다니면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죄인 마음들고 ㅎㅎ
3층에 내려갔다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는 마눌에게 “3층 사는 분들 얼굴알어”
울 마눌 “왜 그러는데요”
“알어 몰라요”
“이사온지 얼마 되었다고 알어요”
“그럼 이 낚시대 들고 있서”
마눌에게 낚시대를 쥐어주니 이제야 눈치를 챕니다.
“에구 내가 못살아요 당신땜에”
3층으로 내려와 초인종을 누르자
한참만에 지 나이또래와 비슷한 남자가 의아한 듯 쳐다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5층에 살고 있습니다”
“아 예 반갑습니다. 그런데 무슨일로”
참 설명하기도 곤란하고 머리를 긁다가
“아 선생님 댁 베란다에 저희 집에서 뭐가 좀 떨어져서요”
‘아 그러세요. 뭐가 떨어졌는지 우리집 베란다 문 닫혀 있는대요“
아 이 양반 말 디게많네 들어와서 찾아 보라는 말은 안하고 우쒸~~
“아 그게 아니라 방충망에 뭐가 걸려서요”
이제야 들어오라고 합니다.
얼른 들어가 베란다에 나가 문을 열고 방충망에 걸려있는 낚시바늘을 빼고
위를 쳐다보니 마눌이 낚시대를 들고
나를 쳐다보면서 키득키득 웃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다 “낚시대 들어”하고 수습을 하고 집을 나오면서
3층 남자에게“일요일 편히 쉬는데 죄송합니다.”
인사를 하니 이 남자와 그 부인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저를 보면서 웃음을 참으면서
“아 괜찮습니다.”하지만 돌아서는 귓가에 웃음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창피한 마음에 5층으로 후다닥 올라옵니다.
집에 올라오니 마눌 아직도 베란다에서 낚시대를 들고 있습니다.
땀을 훌치며 낚시대를 정리하는데 마눌 왈
“당신 방충망에 걸렸으니 다행이지.
남의집 널어놓은 여자 속옷에 걸렸으면 어휴~~“
그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니
진짜 여자 속옷이라도 걸었으면 ㅎㅎㅎ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제가 낚시바늘에 색깔나는 여자 속옷을 걸었다면 속옷이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지 붕어라면 바늘털이라도 해서 떨어지지 이거 바늘털이도 못하지 ㅎㅎ
그러다가 이를 올리려고 낚시대 줄을 손으로 올리고 있는데
만약에 이웃 주민이 이를 우연히 보고 여자 속옷 전문털이범으로 오해하고
112를 눌렸다면 우리집에 경찰이 반짝이 차 끌고 들어와서
증거확보를 위하여 집안 다 뒤지고 안 나오면 올 마눌 속옷을 보고
이거 훔친거 아니냐며 추궁하면 울 마눌것이라는걸 입증하기 위하여
경찰관앞에서 울 마눌에게 맞는지 입혀봐야되고 ㅎㅎ
설사 오해를 푼다고 하여도 동네사람들이 색깔넣은 눈으로 쳐다볼것이고 ㅎㅎ
요기까지 생각하니 아찔하였습니다.
그 다음 부터는 바람부는 날에는 낚시대 들고 베란다로 절대 안 나갑니다.ㅎㅎㅎ
그리고 그 아파트 살동안 3층집에 매운탕 거리 두세번 바쳐야만 하였습니다.
낚시사랑 선후배님
이제 겨울이 다가옵니다. 감기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강원지부 내발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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