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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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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지 붕어가 약 붕어라고 장안이 떠들 썩 했던 적이 있다.
나도 경험해봤는데 씨알이 좀 괜찮은 붕어를 낚아 올리면 비늘 사이사이에서 피가 벌겋게 번져 나오는 것이었다.
그 붕어의 피를 먹으면 거시기 힘이 없는 사람한테는 즉효라고 장안에 회자되던 때인데
그 약 붕어가 탐이 나서가 아니라 그 시절 한참 잘나온다고 신문 조황 란에 계속 오르내리니 아니 가볼 수가 있나.
토요일 오후에
짊어지고 한손에 대바구니 들고 시외버스 타고 영인지로 들어갔다.
저수지가 불야성을 이루는 장관이 펼쳐졌다.
내 옆의 패들은 손가락만 한 것도 올라오는 족족 꼬리를 잘라서 피를 받아먹는다고 난리가 났다.
한편으론
“야 불 방향 바꿔!”
“야 임마! 너는 어른도 모르냐?.”
“나는 어른 안키운다. ㅆㅂㄴㅁ!”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라 오늘 너는 주인 만난 줄 알아라.”
“허허 불쌍한 놈 건너오면 오늘이 네놈 제삿날이다”
밤이 깊어갈수록 악다구니는 점점 더 살벌해진다.
라면 하나 끊여먹고 잠이나 자야지 별수가 없겠더라.
다음날 터덜터덜 걸어 나오려니 어찌 그리도 낚시가방은 무겁고 길은 멀게만 느껴지는지.
버스를 타고 보니 밤새 고기한 마리 못 잡은 게 은근히 오기가 난다.
마침 옆자리에 앉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꾼도 꽝을 치고 피곤한 몸을 가누질 못한다.
“어디서 밤낚시 했습니까?”
“영인지에서 입질 한번 못 받고 시장 통 같은 분위기에 잠도 못자고 고생만 싫건 하고 갑니다.”
그때 옆자리에 나이 지긋한 양반이
“며칠 전에 안성 금광지에서 때글때글한 놈으로 타작” 을 했다고 바람을 잡는데 그만 우리 둘은 의기투합해서 그리로 가자고 합의를 봤다.
공중전화로 직장의 당직 선생한테 시골에 친척이 “아이고(I Go~~~~고기잡으러~~~)" 하셔서 내려간다고 하고 집에다가는 하루 더 하고 갈거니 까 혹 전화 오면 시골에 갔다고 해 주십사 보고하고 금광지로 향했다.
바짓가랑이 닮은 저수지의 가운데 바지 오즘구멍 중류쯤 자리를 잡고 서로 주머니를 털어보니 밥 두상 시켜먹고 야참으로 라면 두 개 사고 겨우 서울갈수 있는 돈 천원이 남았다.
그 돈은 내가 보관하기 로하고 낚시를 하는데 두 대의 대 끝에 달린 찌들은 바람도 타지 않는지 꼼짝을 안한다.
물고기들도 지난밤에 낚싯꾼 들한테 시달려서 기력이 없어 꼼짝을 못하는가 보다.
그렇게 밤을 지새웠다.
월요일이다 항상 이럴 때는 내가 부린 만용이 가슴을 치며 후회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고향 분들을 내 편의를 위해서 이승에서 퇴출들을 시켰나.
어쨌든.
나는 아침 행사인 응가를 하러 멀찌감치 떨어진 호박밭으로 가서 시원하게 밀어내기를 하고 어기적거리며 나오다가 바지 새끼 주머니에 넣어둔 돈 천원이 잘 있는 가 확인을 해보니.
없다.
둘이 서울로 갈 차비가 감쪽같이 살아졌다.
내가 낚시하며 앉았던 자리로 가서 샅샅이 뒤져봐도 없다. 환장 할 노릇이다.
내가 부산스레 돌아다니니까
“왜 그러냐?” 묻는데 할 수 없이 바지새끼주머니에(비상금 주머니 혹은 라이터주머니) 넣어둔 돈이 없어졌다고 말하니 이 사람도 얼굴이 변한다.
내가 돌아 다녔던 모든 장소를 더듬어 봐도 없다.
머리에서는 열이 펄펄 나고 눈도 침침해지고 더욱 허둥거리며 찾아봐도 돈은 보이질 않고.
“새벽에 어디 다녀오던데 어디 갔었습니까?”
“응가 하러 호박밭에 갔다 왔슴다”
“그러면 거기근처를 잘 찾아봐야죠.”
쪼그려 앉았던 곳에 다시 가 봐도 없다.
혹시 하는 마음에 내가 자연으로 환원시킨 무더기를 꼬챙이로 다 뒤적여 봐도 보이질 않는다.
나 혼자라면 터덜터덜 걸어서라도 가련만 저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망연자실 헤쳐 놓은 무더기 옆에 앉아서 맥을 놓고 있는데 무더기 옆 호박잎이 색깔이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푸르러야할 호박잎이 불그스레 하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천 원짜리가 이슬에 젖어 호박잎 위에 턱 하니 앉아있다.
돈 천원!! 의 위대함이란!!
돈 천원이 그렇게 큰 줄 난생처음 알았다.
돈을 집어 드는 순간 지금까지 전연 못 느꼈던 묘하고도 역한 냄새.
파 헤쳐 놓은 떠~엉 냄새가 내 후각을 뒤흔들어 놓는다.
내 뱃속의 회충들이 그 냄새에 식욕이 발동하나보다.
나는 회충들의 요동에 더는 참지 못하고 요란한 헛구역질을 토해낸다.
으~웩!! 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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