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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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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지에미 뱃속에 있던 시절이니 대략 20여년이 흘렀다.
때마침 산모에게 잉어가 좋다하여 잉어잡이에 전전하였었고
당시에 붕어보다 잉어에 더많은 매력을 느껴서 대물잉어에 향수를 품고 들이대던무렵
친구둘과함께 경기도 화성의 방농장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평소엔 잉어를 거들떠 보지더 않던 친구놈들이
모친약에쓴다, 누이 산후조리에 쓴다는둥
꽤나 많은양의 잉어를 요구하는것이 아니던가.....
세사람이 가져가야할 잉어의 양을 계산해보니
대략 열너댓 마리는 필요한데
제아무리 좋은 잉어터라해도 하룻밤에 십여마리의 잉어를 잡기란
하룻밤 포카판에서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를잡는것과 같은 확률로 생각이 되어졌다.
또한 두놈은 먹고놀자로 아무런 준비조차 갖추지못한 문외한이었으니....
누구의 징크스처럼 "많이잡으세요 " 라는 소리를 듣고 시작한 상황이 되고말았다.
관리소에서 배를 타고 건너편 모래톱으로 건너간후 준비해간 감자를 삶고
밑밥으로쓸 원자탄 어느정도를 양동이에 개서
야구공만하게 황토흙과 섞어서 대략 밑밥질을하였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월척급의 붕어몇마리와 약으로 쓰기에 턱없이 작은 발갱이급으로 두어마리를 추가한후
새벽이 깊어가도록 별조과가 없었다.
"야 야" 오늘 틀린것 같다 한잔 먹고 눕자"
시원한 새벽바람에 급하게 먹은 소주몇잔이 잠을 불러온다..
햇살이 어슴푸레 해올무렵 눈이떠지고
밤새 던져놓은 채비점검에 나서는데
그중 한대에서 입질흔적이있었다.
늘어진 줄을 살살 감다보니
무언가 걸린것도 같은데..약간의 저항을 느끼기도전에
말풀덩어리에 걸려버렸다.
몇번의 댕김을 더 시도해본후 도저히 나올것 같지않기에
강제로 줄을 잡아당기니 5호줄이 툭하고끊어진다.
햇살이 완연하게 퍼진 아침에도 이렇다할 입질이 없었다.
철수하기로 결정한후 라면을 끓인다.
어느조사님 처럼 빈속에 짜르르한 소주한잔 들이키니
위벽을 타고 흐르는 알콜이 피곤한 육신을 적셔준다..
"캬아~~~~!!"
마침 수면을 유심히 바라보던 A라는 친구가
"야...저기 저 말풀 덩어리 있잔어
거기서 계속 잉어가 부적절한 몸짓으로 몸부림친다"
친구가 지목한 장소를 보니 아침에 무언가 걸었다 터트린 장소였는데
자세히 한참을 쳐다보니
친구말대로 그말풀 더미에서 제법 큰씨알의 잉어가 불편한 자세로 요동치는것이 목격되었다
산란하느라 그런거 아닌가?
십여분 관찰해본후 그 잉어는 무언가에 얽혀서 꼬리를 하늘로 향한체
탈출을못하고있는게 분명하였다.
릴대에서 제법 튼튼한 6호줄이감겨져있는걸 한대뽑아서 그 말풀 덩어리를 통채로
걸었다.
끊어질듯한 무게감을 살살 조절해가면서 뭍으로 당겨보길 수차례
역시나 그잉어는 말풀속에서 함께 딸려나오는데.......
멀리서 봐도 두자는 족히넘을듯한 크기였다.
햇살이 제법 땀샘을 자극해왔다. 살살 끌어올린 말풀 더미가 이제 눈앞에 가까와 오고
어찌됐던 잉어한마리는 잡게 된것이다.
뭍으로 끌어올려진 말풀 더미를 헤치는 순간
말풀속에 숨겨져있던 잉어란 놈이 요동을 치면서 물속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하는것이었다.
" 으라차차"...순간 B란 친구놈이 물속으로 거의 다들어간 잉어를 부둥켜 안고 뭍으로 끄집어냈다.
그리하여 잉어를 땅에 올려놓고 보니 그놈 주둥이엔 내가 매놓은 낚시바늘이 결려있었고
그 나머지 바늘이 말풀더미에 걸려서 잡혀온것이었다.
이제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친구두놈이 그 잉어의 소유권이 제각각 자기것이라고 우기는것이다.
A 라는놈은 철수할무렵 자기가 발견해서 건진것이다.
자기가 아니었으면 누구도 알지못했을것이었다.
B란놈은 어차피 물속으로 다시 들어갈놈을 자기가 물에 빠져가면서 최종적으로
건져올렸으니 자기가 가져가야한다.
난 나대로 내가 잡았다 놓친 고기이며 내가 릴로 끄집어냈으니 내가 주인이다.
셋이서 두자급잉어한마리를 놓고 자기가 필요하니 가져가야 한다는데....
솔로몬의 판결처럼 잉어를 세토막으로 나눌수도 없고..
결국 세놈은 잉어한마리를 놓고 손가락으로 결판을 내야만했다.
"갈러 새끼들아"
" 가위바위 보" "가위 바위 보"
그러나 집에 도착했을무렵 잉어는 모친약에 쓴다는 친구놈몫이 되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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