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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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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수면위에 까만점 세개가 눈에 보인다..
잠시후,까만점은 천천히 솟아오른다..
눈에 보이는 건 형형색색 오색의 찌......
우리 동서..
나이는 나 보다 많지만 서열은 내가 위다..
글의 편의상
동서는 아롱아빠,나는 다롱아빠로 합니다..
7,8 년전 으로 기억된다..
집에서 가까운 저수지 좌대..
동서(아롱아빠)와 나(다롱아빠)는 좌대에 오르자 마자 각자 좌대 모서리에
자리를 잡았다..
연안 정면을 향해 왼쪽 모서리에 아롱아빠..
오른쪽으로는 내가 앉았다..
아롱아빠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짧은대에서 긴대로
나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짧은대에서 긴대로..
아롱아빠 맨오른쪽이 36대,나는 맨왼쪽이 36대..
저녁을 먹고난후 캐미 꺽고 커피 한 잔씩 마시며 캐미를 탐색 한다..
초록 형광의 8 개의 불빛이 어둠속에서 황홀한 빛을 발한다..
불빛 만으로도 왜 이리 이뻐 보이는지...
밑밥 몇번 갈아주고 나서 얼마 안되어
나의 중간대가 끔쩍거리더니 서서히 상승을 한다..
대를 힘껏 들었다..
손 끝에 느껴지는 짜릿한 감촉..
손 맛이다..
제법 수심이 깊은 곳 이기에 손끝의 전율은 한 층 더 느껴진다..
일부러 손맛을 느끼느라 좌우 이리저리 끌다가 물위로 띄웠다..
크기는 여덟치급..느낌이 좋았다..
옆에서 아롱아빠가 차분한 말투로 첫수를 축하해준다..
잠시후..
나의 중간대에 또 입질이 왔다..
비슷한 사이즈..
옆의 아롱아빠..
이번에는 아무말이 없다..
왜 나만 입질이 오는겨.. 미안하게시리.. 흐흐흐..
아롱아빠는 계속 무언의 줄 담배만 피워대고..
나는 나대로 신나서 피우고...
시간은 깊어만 가고...
자정이 다가올즈음..
나의 36 대의 찌가 몇마디 움직이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이내 아롱아빠는 내 쪽에 있던 맨 오른쪽 36 대를 걷더니 새로 미끼를 갈아준다.
나 역시 맨 왼쪽 36 대를 지켜보다가 더 이상 입질의 변화가 없어
대를 걷어 들였다..
아롱아빠가 먼저 36 대를 투척한다..
낚시 경력이 나보다 훨씬 알서기에 투척도 능숙하다..
그런데,이번엔 방향이 좀더 나의쪽으로 틀어서 던진다..
나는 미끼를 새로 달면서 어유 역시 잘던져..
속으로 감탄만 하면서 나의 미끼를 달고는
아롱아빠 봉돌과 미끼가 안착된 곳 옆에다 붙여볼 생각으로 약간 틀어서 던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롱아빠 채비가 떨어진 그곳에 나의 채비가 떨어졌다..
기가 막히게 같은 자리에 들어갔다..
순간 서로 얼굴을 쳐다 본다..
그리고는 나는 그냥 의자에 앉았다..
아롱아빠는 가뜩이나 입질이 없어 속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다롱아빠..!!
채비가 나랑 엉켰어요..!!
다시 던지세요..!!
안 그러면 서로 줄 엉켜요..!!
약간 높은 음량으로 말했다..
그래요..??
엉켰어요..??
아 참 왜 그렇게 들어가냐..!! 궁시렁 궁시렁...
나는 30 대 이상을 잘 안쓴다..
그 이상은 솔직히 앞치기등 여러면에서 힘들어서 잘 쓰지 않는다..
하필 던지기도 어려운 36 대 였기에
채비를 다시 던지기가 싫었다..
그래서 나의 36 대를 들어 올리지 않고 걸렸나 안 걸렸나 알아보기 위해
살짝씩 끌어 보았다..
천천히 슬쩍 슬쩍 끌어보니 나의 찌가 쪼끔씩 쪼끔씩 올라 오는데
아롱아빠 찌도 같이 쪼끔씩 올라온다..
헉..!!
이런..!!
줄이 엉킨게 맞나보네..??
얼른 나의 채비를 재빨리 걷어 올렸다..
그런데,
아롱아빠 찌는 계속해서 천천히 슬금 슬금 좀전에 그 패턴으로 그냥 올라오고
있었다.
어..??
줄 엉킨게 아닌데..??
아롱아빠 찌는 몸통까지 올라와서는 딱 멈춘다..
아롱아빠는
그럼 뭐야..??
하면서 자기의 36 대를 들어 올린다..
순간,
아롱아빠의 36 대가 쉬익 소리를 내더니 활처럼 휘면서 초릿대가 물속으로
처 박힌다..
어..??
어..??
이거 뭐야..??
자리에서 일어나 대를 빳빳이 치켜 세운다..
대는 물속으로 처 박고 좌대 앞쪽이 난리났다..
물소리가 푸다다닥 요동치고 첨벙대고...
몸부림이 여간 아니다..
다롱아빠..!!
뜰채요..!! 뜰채..!!
옆에서 얼른 뜰채들고는 아롱아빠 옆으로 갔다..
한참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저항 하던 녀석은 힘이 빠졌는지 수면위로
모습을 보인다..
얼른 뜰채로 채가지고 좌대위로 올렸다..
좀전까지 나는 옆에서 잉어야 가물치야 생각하면서 설마 했는데..
붕어 였다..
그것도 빵빵한 붕어..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아롱아빠는 나에게 줄자로 재보자 한다..
34 센치..토종이었다..
랜턴 불빛에 비쳐봐도 누런 황금색이 묻어 나왔다..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난뒤,
다시금 원상태로 돌아와 낚시를 하건만
이번에는 내가 속이 끓는다..
가만..??
아까 내 채비를 걷지 않았으면..??
저 놈이 내꺼를 물지 않았을까..??
말도 안되는 억지 생각에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보니 머리에 열이 오른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번에는 아롱아빠 신이났다..
여기 저기 핸폰 날린다..월척 했다고..
찌는 미동도 없고 내가 연속 해서 줄담배를 피워댔다..
밤은 다시금 고요하다..
연안 건너편을 보니 깜깜하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좌대 건너편 연안은 나지막한 산으로 이뤄 졌는데
깜깜한 그곳에서 이따금씩 반짝 반짝 빛이 형성된다..
아마 도깨비 불 인듯 싶다..
나는 정녕 낚시인 이 아니고 낚시꾼 인가보다..욕심이 앞서는 걸 보니...
징그럽게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이제는 선선해 졌습니다..
환절기에 모든분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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