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구리 > 두레박 낚시. : 낚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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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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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구리
작성일 : 2007-11-05 18:27:16 / 조회 : 2,549 / 추천 : 0      

제목 l 뿌구리 > 두레박 낚시. : 낚시사랑

80년대 초반 인가보다.

고향으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인데.
때는 초봄 하고도 산란철인데 마땅히 아는데 는 없고 손바닥의 근지름 병은 기승을 부리고 해서 지금은 떠나고 없는 친구에게 전화를 넣었더니 경산의 영남대학교 뒤에 있는 저수지에서 뼘치가 넘는 놈으로(ㄴ ㄴ을 착각을 한 듯) 관고기가 나온다며 같이 가잔다.

긴가? 민가 하면서도 엷어질 데로 엷어진 귓구멍에 이 말이 박혔으니 어찌 아니 갈수가 있겠나.
집 거름 밭에서 지룡자를 양껏 잡아가지고는 대구를 거쳐 영대 뒤로 해서 조폐공사를 지나니 동내로 이어진 길이 저수지제방을 지나 이어져 있는데 저수지 입구 쪽에서 오솔길이 갈라지는데 상류로 이어져 있다.
야트막한 산자락을 끼고 저수지가 길쭉하게 이어져 있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소나무 밑에 아주 그럴듯해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두 칸대와 한 칸반대를 펴고 지룡 자를 달아 던졌는데 도통 소식이 없다.

한 참을 지났는데 그때서야 나타난 친구가 제방 쪽에서 이름을 불러 대는데 어찌 들으면 참 묘한 게 내 이름이다.
“도덕아!” 이게 좀 멀리서 들으면
“도둑이야~~~!” 이렇게 들리기 십상이니 말이다.
더 시끄러워 지기 전에 여기 있노라고 대답을 했더니 이 친구 어슬렁거리며 오더니
“와 여기 앉았노? 저기 입구에서 해야 되는데”

대를 접어 돌아 나오니 제방으로 가는 시멘트길 과 지나온 오솔길이 갈라지는 지점 바로 밑이 한길정도 수직에 가까운 언덕을 내려가면 부들이 쓰러져서 수면을 덮고 있는 곳이 포인트라며 기어 내려간다.
나도 뒤따라 엉금엉금 기어 내려가니 이리저리 엉켜 있는 부들줄기 사이로 작은 구멍들이 보이는 곳이 일급 포인트라며 짧은 릴 대 와 릴 채비를 꺼낸다.
이놈은 항상 이런 식이다.

내게는 가장 짧은 대 라고 해야 1.25 칸짜리 인데
지금 자리에서는 벽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바로 발밑에다 채비를 넣어야 된다는데 나한테는 一言半句도 없고 저만 짧은 대를 준비 해 온 거다.
그것도 은성 릴 대 인데 길이가 1.5 미터 정도 되는 뽑기 식 릴대로 접으면 한자 남짓 되는 짧은 대 이다.
할 수 없어서 받침대에다 줄을 묶고 채비를 만들어 넣었더니 거짓말같이 찌가 쏙! 하고 내려가는데 받침대를 들면 7~8치 사이로 올라오는데 손맛이라고는 애초에 글러먹은 거고 그저 두레박 질 하듯이 퍼 올리는 수 밖에.....

그 날은 이 친구놈에 대한 야속한 마음과, 손맛은 없었지만 마릿수는 그런 대로 채웠다는데 위안을 삼고 집으로 오는데 한사코 한잔 하고 가자며 잡아끈다.
마시는 듯 마는 듯 대강자리를 끝내고 집에 와서는 잡동사니 낚시살림을 전부 꺼내서는 짧은 대 제작에 들어갔다 .
만들면서
“ 야 ! 이 치사 빤스 한 놈아! 나도 이것만 가지고 가면 네 놈이 가지고 폼을 잡는 릴 대 보다는 백, 천배 나은 뿌구리표 낚싯대의 위력을 보여주리라! 이 서글놈아! 기둘려라!!!.”
연신 비 맞은 스님 마냥 염불도 하면서.
우선 호박 대 부러진 것들을 조립해서 1.5 미터짜리를 만들고 손잡이는 대나무뿌리로 만들어 끼우고,
그라스롯드 대는 이것저것 섞어 조립을 했더니 얼룩이 이효상선생을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도 먹지 않고 냅다 달려서 그 자리에 갔더니 아직도 어둑살이 가시질 않았다.
미니 호박 대에 채비도 3호 원줄에다 8 호 바늘이겠다. 찌는 한 뼘이 채 안되는 것을 꼽고는 큼지막한 지룡자를 끼워 던졌더니 빨간 모자를 쓴 찌가 불쑥 머리를 내민다.
대를 들어 올렸더니 대가 동그랗게 원을 그리듯이 휘어서는 허리를 펼 줄을 모른다.
이건 손맛이 아니라 대가 부러질까봐 조바심에 어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겨우 한 마리 건져 내고는 빳빳한 그라스롯드로 바꿔서 넣으면 뼘치 붕어가 줄줄이 올라온다.
고 짧은 대로 잡아내는 뼘치 붕어의 앙탈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자다가 오줌을 질금거릴 정도의 올가즘을 맛보여 줬었다.

해가 한참이나 올라온 후에 이 친구 도착해서는 내 낚싯대를 보더니
“니 그거 어데서 샀노?”
“짜석아! 비겁하구로 말도 안하고 닛 놈만 마이 잡을 끼라고 짧은 대가 된다는 말도 안하고 하는 꼬라지가 하도 괘심해서 멀쩡한 낚숫대 다 뿌사가 맹글었다 ㅆ ㅂ 눔아!”
“이 자석 이거 순~~ 나뿐 놈이네! 맹그는 김에 내 것도 하나 맹글어 주마 내가 싫다고 화낼까봐 니꺼 만 달랑 맹글었나 ㅆㅂ짜석아!”
“옴마야! 염병 지대로 하고 자뿌라졌네 언 눔이 더 나뿐 놈이고? 이 써글누마?”

그 날 낭창거리는 얼룩이 낚싯대로 쎄 쎄 거리며 붕어를 올릴 때 마다 그 친구의 눈빛은 하늘에 떠 있는 햇빛보다도 더 이글거리는 걸 보는 재미 또한 손맛에 버금가더라.

하여튼 이런 시시껄렁한 말잔치 속에 4일간 두레박질을 많이도 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그 저수지 가에 돈사가 있어서 냄새가 진동을 했다는 것.
또 잡은 고기는 먹지 못할 것 같아 돌아 올적에는 방생의 기쁨도 맛 봤다는 것.

하지만 나쁜놈인지 써글놈인지 지금 그 친구가 내 곁에 없다는 것이,
이 깊어가는 가을마당에 이리 저리 뒹구는 낙엽만치나 내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가을이 깊어 갑니다.

 변산의 내소사옆 지장암에서 얻어온 단풍나무 인데 매년 이리도 곱게 단풍이 드네요.

 이것들이 그때 만들었던 낚싯대와 찌들입니다.
그 친구가 그리 일찍 갈줄알았다면 한대쯤 줄걸 하는 후회도 쬐끔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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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물고49 
[2007-11-05 20:58:41]
[..***.]
  
ㅎㅎ 그써글놈 제게도 가까이있습죠

지난모임때 살림가방을 뒤졌더니
썩은 바늘 ,썩은 낚싯줄, 썩어문드러진 수건,
있는줄도모르고 또산 가위손두개
녹슬어 숫자를알수없는줄자, 밤엔잠만자느라 필요없는 케미라이트 30봉
바늘멜줄도모르면서 갖고다니는 바늘채비집
이십년은 족히되보이는 하단비니루 윗단 그물망으로된 살림망
피우면 모기대신 사람이죽을것 같은 삼년된모기향,
먹다만 캔커피 ,뽀가리스웨트,무엇에쓰는지 알수없는 잡다한것 너댓가지
놀자방 에 들어가시면 생생하게 보실수있답니다.

똥배는 이미 만삭인데 얼라는안나오구...
죽으라는놈은 빨리안가더라구요..ㅎㅎ

내발몰라 
[2007-11-06 09:04:47]
[..***.]
  
선배님 조석으로 기온차가 있습니다.
고뿔조심하시구요. 두레박 하니 어리적 우물에서 물 푸던 기억이 나네요.
설마 낚시줄에 매듭엮어서 줄 잡고 올리시지는 않으셨지요. ㅎㅎ

세월의 흔적만큼 경륜이 배어나오는 낚시대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이면지 
[2007-11-06 09:18:39]
[..***.]
  
어릴적 냇가에서 붕어를 잡으면 왜 우물속에다 넣었는지 암만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네요. 무슨 로또도 아니고 친구들과 두레박으로 건져내는 재미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몇달 지나서 우연찬케 두레박으로 건져내면...머리는 대빵크고 몸통은
삐쩍 마른게...먹을게 없어서 그렇다는게 낚시를 하면서 알게되었지요.
어젯밤에도 부들찌선배님과 물가에 앉아서 두레박 얘기를 했는데...
이런 글이 올라올줄이야!
꼽창 잘 묵었씸더. 일년에 두번은 사주이소. ㅎ

대항 
[2007-11-06 09:58:35]
[..***.]
  
두레박낚시 하시기에 뭔?두레박질루 낚시를 다한다냐..ㅎ
어찌..곤두박치는 온도에 건강은 하시지요..??

이미떠나신 벗에게 미련이 많이남으셨는가 봅니다.
인생살다보면 별의별벗이 망ㅎ으시겠지만 그중에~

고생하면서 낚시를 함께하시든 벗이 그중에 추억이 되시겠지요
코믹하고 진솔한 글 잘읽고갑니다..건강은 필수 입니다..ㅎㅎ

불거리 
[2007-11-06 11:33:47]
[..***.]
  
단풍이 어우러진 연못이 아주 멋집니다.
좋은환경에 계시는덕에 좋은글이 술술 나오나보네요...

형님의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런 아름다운(?)추억으로
남아있는듯합니다.

형님의 가방이나 창고에 손때묻은 낚시장비들 마다마다에
숱한 사연 많으시겟죠 하오니 날추운데 찌보신다고 한데나가서 떨지마시고
따스한 구들방아랫목에서 옛이야기나 술술 들려주세요...ㅎㅎㅎ

단독출조 
[2007-11-06 11:51:45]
[..***.]
  

뿌구리님!
아직은 살아온 년식과 조력이 비랜내 나는 수준이여서
낚시대에 석류알 같이 박혀 있는
그 사연이야 어찌 다 알리오 마는

떠난 친구분을 생각 하시는
마지막 구절들,그리고 낚시대를 다시 보매
"인생" 이란게 느껴진다면
너무 외람된 표현이겠지요.

어릴적 가출했던 삼촌이 사다 준 제 첫 낚시대가
혹시나 어디 창고 뒤칸에라도 있는지 찾아 봐야 겠습니다.
떠난 친구가 십여년전 선물 해 준 대도
다시 한번 닦아야 겠고요.

한국은 독감이 유행이라던데..
늘 건강 챙기시고 안전 조행 하시길...

뿌구리 
[2007-11-06 18:13:40]
[..***.]
  
49 님.
나도 거기 들어가가 봤심더.
도저히 구제불가 판정 내리 뿌이소.
거기는 도저히 분리수거도 몬 하것십디더.

몰러님.
나는 아직까지 경륜은 못배웠심더 그거도 오래 하면 패가하고 망신 한다 쿠든데 경륜이 그 경륜 맞지예?

면지 님.
옛날에 우물에 괴기 넣는거는
1. 물구멍이(수맥) 막힐까봐 넣었다 캅디더 즉 침전물이 쌓이면 물구멍이 막히는 수가 있는데 괴기란 놈이 꼬랑데이를 살랑살랑 흔들고 댕기면 물구넠이 잘 안막힌다데요.
2. 해충 퇴치용. 장구벌레나 애벌레가 번식하지 못하게 넣었다고 합니다.
특히 옹달샘은 많은 애벌레들의 번식처 역활을 했다고 합디더.
3. 면지 같은 못말리는 아그들의 낚시 훈련용이라나 뭐라나 그건 떠도는 소문 입니더.

대항선배님.
지가 선배님 앞에서 뭔 인생이고 친구를 거론 하겠습니까.
한닢 두닢 떨어지는 낙엽을 보이 먼저 간 누미들의 상념에 젖어 보는거지 예.
항상 건강 하시이소.

불거리 님.
저 단풍나무의 나뭇닢이 다 떨어지면 내 미천도 다 떨어지지 싶습니더.

단출 님.
우리꾼들의 장비 하나하나마다 깃든 사연들만 모아도 수호지 한질은 쓸 꺼리가 나오겠지예.
타국에서 항상 건강 하이소

월향인 
[2007-11-06 21:02:57]
[..***.]
  
뿌~~~!!!
연당복판 섬에 국화향기 맡으메 국화주 한잔 쭈~~욱 하입시더
그라마 친구 생각은 잊어 뿔낀데

오백 
[2007-11-07 08:33:14]
[..***.]
  
월향선배님 말씀이 맞는것 같습니다.
고래하면 죽일것 같은데요
정자에서 한잔 쭈~욱

개포도사 
[2007-11-07 17:40:07]
[..***.]
  
갑짱! 잘 지내는감?

나도 아주 오래 전에 먼저 간 친구가 있는데 지금도 그 친구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리다네.

숫총각 딱지도 못 떼고 갔지 아마.

뿌구리 
[2007-11-08 15:32:49]
[..***.]
  
깝짱이 다녀 갔구랴.
건강 하시지러 이런 스산한 날씨에 고뿔 걸리면 크일난다우 .
언제 또 볼수 있것노.

월향,낚뫼님.
내년 봄 이후에 언제든지 들리소.
보리밥에 딘장 끌이가 탁배기 한잔 합시다.
우리 마실에 평생을 영감 술뒷바라지한 술 잘 담그는 할매가 아즉도 살아 있으니께

오배기.
니는 좀 곤란테이 오만 집터타령 할거 아이가. 무서버~~~~

개시타포 
[2007-11-10 23:59:17]
[..***.]
  
뿌구리님은 아직도 정정 하십니다...
아마도 100살은 거뜬 합니다....
형수님하고 조금만 더 사랑하심..120정도는....가능 합니다..ㅎㅎㅎ
추운날씨 건강하십시요.........몸 조심하시라구여~~~~

배스사냥 
[2007-11-28 19:43:59]
[..***.]
  
옛날이 그립습니다
선배님 잘 보았읍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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