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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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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들어가기 전에
제목이 상스러워 죄송합니다. 꾸벅
제가 하는 일이
감정이 평화롭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라
언제부터인가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휴대폰도 끄고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늘 낚시는 단독출조나
고작 아내와의 동행 출조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은 정말 기가 많이 빠져나갑니다.
머리가 희어지기도 하고 남자의 씸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ㅎ
아무튼 2003경 여름에 접어드는 이 무렵
밤낚시 중 제가 간이 오그라진 일이 생각나 몇 자 적어봅니다.
이 날도 일주일 동안
쌓인 머릿속의 피로를 풀고자 혼자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강원도 주천의 용석리입니다.
저수지가 물이 빠지는 시기에 보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산을 그대로 뚫어 자연 그대로 터널을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나면 용석교가 나옵니다.
용석교 7-800미터 하류에 보가 있어
위 다리부터 보까지 대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날은 위 보에서 낚시보다 용석교를 건너 마을을 통과하면 또 다른 보가 있습니다.
보 밑으로 차량을 조심스럽게 이동하여 건너가면 섬은 아니나 섬 같은 곳이 나옵니다.
경치가 참으로 좋습니다.
앞에는 깍아지는 절벽 밑으로 깊이를 가름할 수 없을 정도의 푸른 물이 휘돌아 흐르고 있습니다.
주천에서 영월방면으로 가다가 첫 번째 오르막길을 타면서
우측으로 멀리 보이는 곳인데 운전을 하면서도 물만 보면 눈길을 못 떼는 분이라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절벽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대를 2-3대 피고 강 잡고기와 놀았습니다.
멀리 보나 보 밑에서 물놀이나 달팽이 줍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 호젓한 여유와 한가로움이 좋습니다.
저녁이 되어 혼자서 저녁을 끓여 해결합니다.
저 멀리 사람들도 안보이고 간간히 들리던 사람들의 소리도 사라졌습니다.
이제 섬 같은 곳에서
오늘 밤 혼자서 보내야만 합니다.
어둠이 짙어지자 적막감이 맴돕니다.
아무로 없는 이 외진 곳에 혼자 있으니 외로움이 밀려듭니다.
이 세상과의 단절된 느낌이 듭니다.
아마 사람이 죽으면 이런 단절의 깊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 들기도 합니다.
밤이 깊어지자 잡고기의 입질도 끊어집니다.
무료하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하여 떡밥을 안 갈아주어도 되는 시기에도
떡밥을 갈아주는 등 하면서 무서움의 시간을 줄여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산 짐승 울음소리도 간간히 들려옵니다. ㅎㅎ
말벌과 1대 18의 다구리의
전설인 내바리도 기가 쪼매 꺽입니다. ㅋㅋ
그런데 멀리 깍아지는 절벽밑으로 불빛이 보입니다.
온몸이 까칠해집니다. 신경을 집중하여 쳐다봅니다.
물속에서 푸른빛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두 눈에 포착됩니다.
아 저것이 뭐여!
물속에 고기 중 밤에 빛을 내는 형광 물고기가 있는가?
꺽지, 쏘가리, 잉어, 붕어, 피라미, 모래무지, 마자, 돌고기,...
절라 생각을 해봐도 대가리나 눈에 후레쉬 가지고 있는 고기가 없는 것 같아 절라 궁금합니다.
그 빛의 크기도 만약 형광 물고기가 있다 하더라도 상당하여 궁금증이 더해갑니다.
산짐승이 물고기 잡아 먹으려고 잠수하는 건가!
산짐승의 눈에서 시퍼런 빛이 난다고 했는데 이쉐이 나 한테도 다구리 트자고 앵기는거 아니여!
그래 생각해봐도 산짐승이 산에서 뭐 잡아먹지 한밤중에
자기 영역도 아닌 곳에 침투하여 지럴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아이구 미쳐 뭐여!
혹, 북한눔들이 여기와서 잠수로 침투 훈련하는 거 아니여!
대한민국 방위출신 예비군을 물로 보는거여 ㅋㅋㅋ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이래 유심히 불빛의 동태를 살피는데
물속 불빛은 절벽밑을 오르다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방향을 바꾸어 이동합니다.
물속에서 푸른빛만 움직입니다.
낚시가방에 있는 받침대를 꺼낼 생각도 못하고 그냥 낚시대를 받쳐놓은 받침대를 뽑아 손에 듭니다.
내가 누구여 이순신의 후예 아니여!
어릴적 동네 골목에서 나무칼싸움의 지존아니여!
일어서서 두손으로 받침대를 어깨뒤로 움껴 세우고
단 칼에 상대방을 제압하겠다는 의지와 자세로 바짝 긴장하고 서 있었습니다.
이윽고 물속의 푸른빛이
제가 있는 자리 전방 10미터 거리에서 물 밖으로 조용히 부상합니다.
아 쓰발 꼭 서부의 대결에서 발길을 한 걸음 두걸음 옮기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 내바리 인생 쫑 날지 몰라 아이구 호젓한 낚시는 왜 좋아해서 이지경 된거여!!
아 만감이 교차되고 가족들의 얼굴이 순간 지나가고 ㅎㅎ
이윽고 씨꺼무리한 형체가 물밖으로 들어냅니다.
온 몸이 간으로 쪼그라지기 시작합니다.
침이 바짝 바짝 타 들어가는 소리가 가슴에서 타닥타닥 거립니다.
숨을 고르고 크고 짧게 매섭고
“누구여!” 소리칩니다.
그러자 그 형체도 놀랬는지 물속에서 뒤로 자빠집니다.
이윽고 몸을 다시 올리더니 나를 향해
“누구세요.”이럽니다.
사람입니다. 아이구 맥이 딱 풀립니다.
“아니 밤에 뭐하세요.” 하자 천천히 있는 물가로 나와
“아니 여기서 혼자 낚시를 하세요. 제가 놀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 아저씨 내가 더 겁나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인기척이라도 하시지”
그 사람도 허허 웃고 저도 웃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저는 받침대를 움켜쥐고 있었습니다.ㅎㅎ
그 사람은 밤에 잠수를 하여 작살질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멀리 제가 안 보이는 절벽 부분에서 잠수를 시작하였고, 저는 물속에 불빛만 본 것입니다.
그 사람도 이곳에서 혼자 밤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긴장이 풀리자 그 사람에게 물속에 붕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하면서 장마가 지고 나야 붕어들이 많이 나타난다고 이야기하여 줍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외진곳에서
혼자서 낚시하면 무섭지 않냐고 하면서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저는 아저씨 같은 사람만 없으면 안 무섭다고 대답해줍니다. ㅎㅎ
한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사람이 돌아가고 나니 낚시할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물속에 들어가 두 눈으로 확인한 사람이 붕어가 없다고 하니!
초저녁에 혼자 마신 술로 인하여
집으로 갈 수도 없고 에이 이럴 때는 단 한가지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남을 술을 다 먹고 디비자면 됩니다.
그래서 그날도 남은 술을 다 마시고
차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푹자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와서 간밤에 이야기는 아내에게 하지 않았습니다.
담에 혼자 낚시간다면 반대할까봐 ㅎㅎ
이상 제가 혼자 낚시다니다 존나 씨껍한 이야기를 마칠까합니다.ㅎㅎ
오늘 강원지부에 동감이란 후배가
지부 게시판에 작살을 올려 문득 생각나 적어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동감이란 후배가
작살로 4짜를 잡겠다고 만들어서 올려놓은 작살 사진입니다.
이 사람 낚시로 붕어를 못 잡으니 별짓 다하는 요상한 사람입니다. ㅎㅎㅎ
하긴 저야 이 후배가 잡아서 끓인 민물 매운탕에 소주나 마시면 되지만 ㅎㅎㅎ
선후배님
건강하기 편안한 6월 즐거운 출조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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