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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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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8-31 10:45:22 / 조회 : 4,843
/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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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초파일에 악당 들이 뭉쳤다.
절까지 찾아가진 못하더라도 법보종찰 인 해인사 뒷산 너머에 있는 산삼지에 가서 마음을 청정히 하고 불심에 귀의해서 하루를 경건히 보내자고 모인 것이다.
하루 종일 저수지가에서 마음을 청정히 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각자 낚싯대 몇 대씩 가져가기로 했다.
부처님께 우리의 갸륵한 정성이 통했는지 저마다 손맛을 우리하게들 보게 가피를 내려 주신다.
5, 6, 7, 8, 9치까지 다양한 씨알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낚싯대에 올라온다.
한낮이 되니 햇볕도 따갑고 여기저기서 뱃고동이 심하게 울린다.
이렇게 영양가(산삼 썩은 물을 먹고 자란붕어)많은 붕어들을 어찌 할 것인가로 토론이 벌어졌다.
항상 그렇듯이 오늘도 만만한 뿌구리 집으로 가는 걸로 귀착이 된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오늘이 어떤 날 인가 말이다.
더구나 내 마누라인 뿌숙이는 “내 남편 제발 살생으로 지은 죄를 우짜든동 부처님의 자비로움으로 용서하여주시옵소서 나무관세음보살!” 이거하러 절에 갔는데 이 인간들이 나를 죽이려고 작당을 한다.
어쩌겠는가.
지금까지 해온 일을 오늘이라고 못한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말이다.
우리 라인의 경비원도 우리 집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일에는 무감각해진지 오래다.
“오늘은 무슨 생일인교?” 손님들이 몰려오면 늘상 묻는 말이다.
내 생일은 일 년에 5 ~ 6번 한다.
우선 태어난 생일은 양력과 음력으로 지내며, 첫 수술한 날은 다시 생명을 부여받았으니 양, 음력으로 생일을 해야 되고, 두 번째 수술날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경비원 아저씨도 그 내막을 알고는 나를 보면
“뿌구리씨 올해 연세가 얼마냐?” 며 웃는다.
아파트에 들어온 군상들 행동 보소.
쌀 씻어 밥 안치는 놈, 한쪽에서는 비늘치고 현란한 칼놀림으로 회를 뜨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 소주” 라고 명찰을 달고 푸른 제복을 입은 병사들이 전사하는 숫자가 늘어난다.
연식이 젊은 친구들은 뻔질나게 슈퍼로 발길이 잦아진다.
아직 뒤편에 도열해 있는 병사들이 많은데 안주가 떨어졌다.
쿨러에 배따고 머리 떼고 뼈를 발라놓은 것 중에서 뼈를 골라내서는 칼등으로 곱게 다져서 양념으로 무쳐놓으니 씩씩하게 도열해 있던 병사들이 또 픽픽 쓰러져 간다.
현관문이 달그락 거리더니 마눌님이 돌아오신다.
“형수님! 이자 오시능교?” 하면서 모둠발로 뛰어간 후배가 덥석 안고서는
“오늘은 젖 가리개 했네요.ㄲ ㄲ ㄲ......” 처용도 아니고 이런 작태를 보고 살아야 하는 이 눔의 신세가 몹시도 처량타.
내가 시도 때도 없이 후배들을 데리고 와도 마늘님이 별 트집을 안 잡는 걸보면 젊은 사람들의 저 의뭉스러운 작태를 은근히 즐기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 생각하고 차라리 내가 처용이 되기로 한다.
한순간 젊은 놈 품에 안겨 몽롱하던 눈동자가 점 점 점 더 커진다.
“아니 오늘이 무슨 날인데 이 야단법석을 치고 있느냐!” 며 마눌님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진다.
“우리가 안 올라고. 안 올라고. 하는데도 행님이 가자고 가자고 해서 왔심더.” 요런 순 날강도 같은 것들을 봤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일 년에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 짓 좀 안하면 안 돼요?”
“행수님! 우리가 밥 해 놨심더. 밥 잡수시소! 우리도 좀 주고 헤헤헤”
이 말에 마누라 한 숨을 푸~욱 쉬더니 뒷소리 없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
밥을 먹으며
“영감이 혼자 놀기가 심심해 할까봐 같이 놀아주는 것만 고마워서 아무소리 안했더니 이건 너무한 거 아이요?”
“그러니 우리가 잘 모시고 댕기며 놀다가 이렇게 집에까지 모셔다 드렸더니 행님이 미안타고 하시며 술 한 잔만 하고 가라고 하셔서 이리 됐심더.”
“하여튼 당신이 문제야 문제! 항상 후배들 꼬드겨서는 술이나 마시고 으~~이 ........”
부처님 오신 날 죄를 지었던지 말았던지 간에 산삼을 먹고 자란 붕어라서 인지 맛은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되더라.
힘 또한 좋아서 5~6 치 정도만 되어도 4~5 미터 심연에서 끌어내면 줄에서 찡~~ 하는 소리가 난다.
이런 놈들을 끌어낸다고 생각들 해 보시라 이글을 읽는 우리 님들도 아마 오른쪽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음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산삼지를 찾게 하는 마력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죄 많은 중생들은 또 한 죄를 더 뒤집어쓰며 또 한해의 석가탄신일을 보냈다.
일행이 떠난 잠시 뒤 전화가 왔다.
“행님! 내차에 행님이 만든 찌가 따라 왔심더. 우짜까예?”
이런 된장!
밤잠 안자고 만들어 내 방에 꽂아둔 찌가 나도 모르게 민증의 현주소를 바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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