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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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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에 낚수도 갈수 엄꼬 그렇다고 젊은이들 마냥 뺑뺑이도 돌수 엄꼬 해서 동내 사랑방에 머리에 희끗희끗 서리가 내려앉은 깝짱 끼리인 호래이 들이 모여서 지난 철에 잡았던, 잡지 않았던 붕어들 키 재기나 하며 네고기가 크네! 내고기가 크네! 입가에 허연 거품이 일어나도록 승강이질이도 하다가 그것도 열기가 식을 때쯤.
낚싯바늘도 묶고 찌도 깎으면서 긴긴 겨울밤을 보내는데 그 중 무슨 도사라는 사람이(개*도사 인지 해**도사 인지는 기억이 안남) 좌중을 돌아보고
“우리 심심한데 내기나 하까나?"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귀가 솔깃해서 기대에 찬 눈으로 도사를 보니
“쩌~그 과수댁 주막에서 파는 두부한판을 한 사람이 다 묵을 수 이쓰까?”
그 말을 듣고 “묵을 수 있다!” “묵을 수 없다!” 로 서로 핏대를 올리며 옥신각신들 하고 있는데 먹는 거라면 걸신이 든 뿌**가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주막으로 바삐 가서는 두부한판을 사가지고 먹기 시작을 했다.
김치 몇 조각 하고 먹다보니 금방 두부 한판이 뱃속으로 들어가 버리는데 용기를 얻은 뿌** 사랑방으로 급히 돌아 와서는 좌중을 쓱~ 훑어보고는 배를 불쑥 내밀고는
“그런데 두부 한 판을 내가 다 묵으모 우짤끼고?”
한 판을 다 먹을 수가 없다고 핏대를 세우던 조**이가
“뿌** 니가 두부 한판 다 묵으마. 그 두부 값은 물론이고 오늘밤에 밤참으로 막걸리한말과 두부 한 판에, 또 과수댁이도 붙이주꾸마! 됐나? .”
그 말을 들은 뿌** 술값과 두부 값은 귀가 솔깃한데 그만 과수댁 이바구가 영 거시기 한지라 망설이다가 과수댁이야 하루도 응~~응~~을 못하면 거시기에 가시가 돋는다는 해**도사한테 양보할 셈치고
“니끄므 됐다! 내가 만약 두부 한 판을 못 묵으마. 두부와 막걸리 값은 내가 낸다.”
이리해서 머리가 반백이 넘은 호래이들이 낄낄 거리며 내기가 붙었다.
어두운 밤길이지만 오늘밤에 거시기할 생각에 마냥 신이 난 해**도사가 번쩍 거리는 이마를 앞세우고 과수댁에를 가서 두부 두 판과 막걸리 한 말을 낑! 낑! 거리며 들고 왔겠다.
이미 한판을 거뜬히 먹어치운 경험이 있는 뿌** 가 호기롭게 앞으로 썩! 나앉으며 조**을 보고 씩 웃으며 속으로
“오늘 술값과 두부 값 내고 나면 속깨나 쓰릴 끼다 ㄲㄲㄲㄲ.” 며 혀를 날름 하고는 두부 한 모를 척 들고는 입속에 집어넣었더니.
엄마야!
아까 뿐에는 두부 한모쯤은 두꺼비 파리 잡아 묵드끼 날름 넘어가더니 이번에는 그만 목이 콱! 막히는 것이었다.
눈물을 질금 거리며 억지로 한 모를 삼키고 두 모 째 집어 들고 입에 넣으니 그만 왈칵! 토악질이 나더니 아까 먹은 두부까지 다 올라오는 것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뿌**가 생각하기를
“니기미 아까는 금방 두부 한판을 다 묵었는데 우째서 지금은 두 모도 안 넘어 가노?”
두부 두 판값과 막걸리 한 말 값을 내고 집에 돌아온 뿌**는 돈 낸 건 아깝지 않은 건 아니나 주막집에서는 한 판을 거뜬히 다 묵었는데 와? 나중에는 두부 두 모도 못 묵었을까? 를 지금까지도 모가지를 외로 꼬고 앉아서 들숨 날숨을 내쉬며 그 이유를 찾고 있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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