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행의추억
|
- 본 게시물을 무단 다운로드, 도용, 인용, 링크 금지.
|
HOME >커뮤니티 >조행의추억 |
 |
|
 |
|
창덕이 형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그 오랜 시간의 공백이 있었기에
와락 달려가 반가움을 표시 할 만도 한데, 어색한 웃음으로 대신 했다.
충북 음성의 자그마한 저수지 낚시터 매점에서 낚시꾼에게 라면을 끓여
주는 그의 모습을 반신반의 하며 바라보고서야 그가 창덕이 형이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고, 내 기억속의 그의 본질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반가움 보다는 오히려 놀라움이 더 컸었던 것 같았다.
주말이라 하지만 알려지지 않는 외진곳의 둠벙같은 작은 낚시터에는
몇몇의 현지꾼들만 대를 드리우고 있었고, 고적하리만큼 한가로운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창덕이 형은 나를 보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나의 두손을
잡으며 반가움에 어쩔줄 몰라 했지만, 그의 시커멓고 주름진 얼굴에서
그간의 그의 고생을 읽을수 있을것 같았다.
그 형과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 나의 코흘리개 시절로 돌아가야만 했다.
언제나 과묵하고 순진했던 창덕이 형은 나보다 아홉살이나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나와 내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고, 마음이
여리고 착하여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게 늘 외면 당하기 일쑤 였지만
그를 직접 괴롭히거나 놀리지는 못했다. 당시의 또래 사내아이들 보다
머리 하나정도가 더 컸으며 손바닥 하나가 왠만한 솥뚜껑만하게 커서
오히려 공포의 대상 이었다.
한번은 멋도 모르고 윗동네 껄렁한 녀석들이 창덕이 형에게 덤벼들었다가,
그 커다란 손바닥으로 머리통을 호되게 맞아 세놈이 실신하여 의원으로
업혀 갔던 일도 있었다. 당시 동네 어른들은 우리마을에 장군감이라며
창덕이 형을 무척이나 좋아 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는 단 한번도 자신 보다 작은 아이들에게 화조차 내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짓굿은 꼬맹이 들이 등에 올라타고 소를 몰고 가는 시늉을
내라 강요해도 언제나 허접스런 웃음을 지으며 아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
주었고, 그 때문에 그형이 가는 곳이면 언제나 서너명의 조무라기들이
따라 다녔다.
하루 하루 허드렛일을 하거나 이웃 농사일을 도아주며 품삯을 받아 생계를
꾸려가는 집안의 독자라 유복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그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떠난적이 없었다. 가끔 논자리 끝에 흐르는 실개천에서 나에게
대나무 작대기 끝에 무명실을 달아 만든 엉성한 낚시대로 작은 붕어와
피라미를 잡아주곤 했었다. 어스름한 해걸음이 될때까지 고기 잡는 재미에
빠져 정신없는 나를 등에 업고 기다란 논둑길을 걸어 집까지 데려다 주며
흥얼거렸던 노랫가락이 아직도 생생히 귓가에 들리는 듯 싶다.
그렇게 내가 중학교를 졸업 할 때 쯤, 창덕이형은 장가를 갔다.
그때쯤 내가 살았던 마을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고속도로가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고 산을 깍아내는 공사와 뚝방을 새로 쌓기위한 작업으로
하루 하루 마을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었다. 남다른 체격과 힘을 가진
창덕이형은 공사일에 뛰어들면서 부지런히 일하여 마을 한켠에 작은
집도 마련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갔다.
창덕이형의 각시는 마을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미인이었다.
얼굴이 이쁘면 얼굴값을 할 거라며 오히려 반감을 갖는 어른들도 있었지만,
내가 보기엔 창덕이형의 부인은 너무도 착했고, 마을사람에게 흠잡힐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 가끔 창덕이형집에 방문하면 너무도 이쁘고 환한
형수님의 모습에 얼굴이 벌게져서 서둘러 나온적이 있을 정도로 절세가인
이었다.
힘든 공사일을 하면서도 형의 얼굴엔 행복함이 베어났고, 주위의 이웃에게
도 온정을 베풀며 누가 보아도 부러울 정도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고교 진학을 위하여 서울로 이사를 한후에도 가끔 방학이나 휴일에
내려오면 특유의 허드레한 웃음으로 반겨주며 항상 커다란 손으로 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와 잡곡등을 푸대에 담아주었고, 짬이 나는대로 마을 어귀의
샛수로에서 낚시를 하며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가워 했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대학 입시공부 준비와 서울생활에 적응을 하면서 조금씩
고향을 찾은 횟수와 창덕이 형에 대한 그리움도 조금씩 무디어져 갔고,
형에대한 소식도 언젠가 부터 끊어지게 되었다.
두번의 대학입시의 실패를 한후, 너무도 지치고 혼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었다.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왜 불현듯 창덕이 형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는지는 아직도 모를 일이 였다.
그져 언제나 밝은 얼굴로 나를 반겨주는 형의 모습에 자그나마 위로를
받고 싶었던 심정이었겠지만, 수년이 흐른후의 만남이 조금은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잊고 지낸 나에게 서운함도 있겠지만,
그래도 만나면 반가워 할 것 같다는 확신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일찌감치 첫 기차에 올랐다.
오랜시간만큼 마을은 많이 변해 있었다. 기차역에서부터 이어진 콘크리트
도로는 마을의 작은 밭도랑을 가로질러 길게 뻗어 있었고, 소담스런
작은산들도 어느새 사라지고 어색한 건물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었다.
과거의 뚜렸한 기억이 없었던들 마을의 구조와 창덕이 형이 살고 있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을듯 싶었다. 어렵사리 형이 살던 감나무밭 아래의
파란 양철지붕을 찾았지만, 나는 폐허가 되어버린 을씨년한 집터를 확인
하고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차례 주변을 둘러보며 재차 기억을 정리해 봐도 틀림없이 이곳은 창덕이
형의 집자리임이 확실한데 도무지 어떻게 된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너저분한 집터엔 낡은 가제도구들 만이 뒹굴고 이제막 이곳도 새로운
공사를 할 예정인지 주변에 땅을 파고 흙무더기를 쌓아 놓았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밭고랑에서 나를 지켜보며
말을 건네는 등굽은 노인이 보였다.
" 누군가 했더니, 배나무골 박가 아들 맞지 ? "
나는 얼떨결에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드렸다. 모습은 많이 변하고 야위었지
만, 과거 마을어귀 방아간의 태식이 할아버님이 틀림 없었다.
" 에구~~ 서울가서 잘 살고 있다고 소식은 들었는데, 아주 잘 컸구먼 "
주름진 태식이 할아버지의 얼굴엔 가득 정깊은 미소가 베어나왔다.
노인의 어깨에 무겁게 지어진 거름망태기를 보며 아직도 마을땅을 지키고
살아가고 계신분이 있다는것이 무척이나 가슴이 애렸다.
태식이 할아버지는 구태여 나를 이끌어 집으로 데려 가시고 싶어했다.
소박하고 어렵게 사시는 형편이야 뻔하지만 살가운 시골인심을 거절 할
수는 없겠다 싶어 못이기는 척 하며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갔다.
오래전 기억이 되살아 날 정도로 할아버지의 집은 변한것이 없었다.
얼기 설기 얽어놓은 슬라브 지붕엔 듬성 듬성 잡초가 돗아 나 있고, 낡은
툇마루엔 넓직한 광주리에 붉은 고추가 햇볕을 쬐고 있었다.
할아버지 보다 더 등이 굽은 태식이 할머님은 부엌 아웅이 한켠에서
놋그릇 가득 담긴 보리밥에 밭에서 방금 따온것 같은 풋고추등을
한상 가득 내 오셨다.
내가 허겁지겁 밥한그릇을 먹어치울때 까지 옆에서 주름진 눈가에 미소를
띄우며 바라보시는 눈길에는 한없는 정과 그리움이 뭍어났다. 아마도
오래전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빠져 죽은 나와 같은 동갑내기인
손주 태식이를 떠올렸음이 틀림없겠지만 나는 그일이후 부터 태식이에 대한
얘기를 절대 하지 않았다. 괜시리 가슴아픈 일들을 떠올리게 해서 살아
남은 사람들에게 슬픈 감정을 주어선 안된다는 다름대로의 생각 이었다.
밥을 다먹고, 표주박에 담아온 달콤하고 시원한 식혜까지 마시고야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다. 어릴적 부터 어리광을 부리며 집앞마당을 놀이터
삼아 놀았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였는지 몰라도 내 집처럼 마음이 편하고
부담이 없었다. 그제서야 나는 태식이 할아버지께 창덕이 형에 대한 얘기를
어쭤보았다.
하지만 태식이 할아버지는 씁쓸한 표정으로 망태기를 털며 언성을 높였다.
" 그노무 자슥 참으로 복도 없제 ~~ 잘 살아볼라꼬 뼈골 빠지게 고생
하두마 팔자 한번 사납제 ~~ "
태식이 할아버지가 평상에 앉아 꼬깃한 담배한대를 피어 물며 그동안
창덕이 형에게 있었던 일들을 한숨처럼 이야기 하셨다.
내가 서울로 올라온지 두해가 지날쯤 태식이 형의 형수는 첫아기를 출산
하던중 과다 출혈로 숨졌다고 했다. 워낙에 아내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깊었던 태식이 형은 그 충격과 절망감에 휩싸여 거의 매일 미친사람처럼
행동을 했고,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 갔다고 했다.
보다못한 마을 사람들이 딱히 친척없는 태식이 형의 아기를 번갈아 맡아
기르다, 입양을 시켜 버렸고 태식이 형에게 새로운 여자를 소개도 시켜주며
새출발을 유도 했지만 거의 매일 술로만 살아가는 형의 깊은 상처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질 않았다고 했다. 한해가 다 지나가도록 아내의 무덤앞에
술에 젖어 쓰러져 있는 횟수가 줄어들지 않았고,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그에게는 난폭성마저 나타나게 되어 하루가 멀다하게 사람들과 싸움질까지
일쌈고 수없이 경찰서를 드나들게 되면서 마을사람들의 그에 대한 과거의
감정과 동정심 마져도 조금씩 사라지게 되었다고 하셨다.
이제는 그가 마을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위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어
누구도 그를 살갑게 받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늦은밤 마을어귀
이장 아들집의 닭장에서 닭을 잡아가는것을 마을 청년들이 뭇매를 때려
마을에서 쫒아 내 버렸다고 했다.
그후 태식이 형에 대한 소식을 들은적도 없고, 그를 보았다는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아무튼 나는 당시의 태식이 형의 가슴아픈 일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착찹한 심정을 가졌을뿐 달리 연락이 두절된 그에게
위로의 말조차 전하지 못한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를 조금씩 잊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불현듯 이름모를 저수지에서 그를 보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는 과거의 그의 기억을 되살리려 곰곰히 그의 얼굴을 살피며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으나, 태식이 형은 서둘러 소주 한병과 안주거리를
주섬주섬 담아 수중좌대가 있는 곳을 향해 배를 저어 나갔다.
배머리에서 나를 바라보며 잠시 과거의 회상에 잠긴듯 물끄러미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에게 나역시 어색한 웃음을 보냈다.
좌대에 오르자 어느새 추적한 봄비가 내리고 해도 산자락에 묻히어 가는지
수면위에 어스름이 짙어가고 있었지만, 태식이형은 능숙한 행동으로
좌대안에 조명을 켜고, 가스난로의 불을 부쳤다.
" 이 좌대가 요즘 제일로 조황이 좋다 아이가 ?"
" 참말로 이게 얼마 만이고? 서울로 이사 가는거 보고 지금 보니까
아마도 20년은 넘은것 같다 그자? "
형의 투박하고 순박한 말투는 변한것이 없었다.
마치 형의 과거의 아픈과정을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것 처럼 밝고 환한
모습이 오히려 나에게 애절한 슬픔을 불러왔다.
" 태식이형 .. 언제부터 이곳에 일했어요? "
나는 좌대에 낚시받침대를 꼿으며 넌짓이 말을 건냈다.
" 하모 벌써 이삼년 됐제~~ , 전에 아랫마을 돼지농장을 하던 권씨 할배
집에서 일하다가 거 뭐시냐.. 돼지 콜레라가 뭔가 땜시 몽땅 쥑이고
정부 지원금 가지고 그 할배가 이 저수지에 낚시터를 한다고 케서
내도 마.. 이곳에서 이것저것 일을 하고 있제~~ "
어느새 저수지의 전체에 어둠이 깔리고 관리소의 어스름한 불빛만이
물결에 출렁이고 있었다. 나와 태식이형의 작은 반딧불같은 찌불만이
수면위에서 무거운 어둠을 떠받들고 있었다.
서너번의 밑밥질에 시원스런 입질을 받았다. 손바닥만한 바닥붕어의
앙탈진 손맛을 보고 난후 형이 권하는 소주를 마셨다.
한입에 털어넣은 소주의 차가운 기운이 뱃속을 싸하게 맴돌았으나
무언가 모를 답답한 마음에 한잔가득 채워 또다시 한입에 마셔 버렸다.
조금씩 취기가 오름을 느끼며 형에게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조심스런
말을 꺼냈다.
" 형!…. 그후에 어찌 됐나요 ? "
" 뭐가 ? "
" 배나무골을 떠나고 어떻게 지내셨나구요? "
" ………. "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형도 아픈추억을 또올리기가 힘든듯 낚시대를 들어 밑밥을 새로 갈아
던지며.. 긴 한숨부터 내 쉬었다.
" 내사 마.. 그때 미친세월을 보냈제… 그냥 누가 내를 고마 콱 쥑여 주었
으면 하는 심정이었으니까.. "
" 마을에서 쫓겨나서 거렁뱅이 처럼 살았제 … 대구 근방에서 폐품이나
주우며 술마실 돈을 벌기위해 살았다고 봐도 되제… "
창덕이 형은 돌아올수 없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에 단 한시도 맨정신에
살아있는것이 고통스러웠었다고 했다. 술로 아픈 기억과 애련한 그리움을
잊으려 한다는것은 점점.. 마음과 몸 모두를 허물어 버리는 행동인줄
알고 있었지만 정상적인 이성을 찾기 까지엔 너무도 많은 시간이 필요
했음을 자신도 인정하고 있었다.
나는 한여자를 이토록 사랑한 사내를 지금껏 본적이 없었다.
이십년이 흐른후에도 한사람을 그토록 애절하게 그리워 하는 형의 사랑은
오히려 집착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지만 과거의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이 아직도 동심처럼 형의 마음 한구석을 차지 하고 있기 때문일거라
추측할 뿐이었다.
창덕이 형과 단둘이 수면위에 떠있는 뗏목같은 좌대에 위에서 별빛이
반짝이는 수면을 바라보며 아주 오래전 기억의 강줄기를 따라 소담스런
추억여행을 떠났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소한 일 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형에 대한 마음을 알고 나는 감동이 복바쳐 하마터면
찔끔 눈물을 보일뻔 했다.
동이텃다.
간밤에 잡은 붕어는 서너마리 뿐이었지만 어떻게 시간이 흘렀지도 모르게
날이 밝아버렸다. 형은 어느새 커피를 끓여와 코앞에 내밀었다.
주름진 눈가에 깊이 베인 미소를 보며 참으로 다행스럽다 생각했다.
스스로 고통을 이겨내고 극복하여 저처럼 순수한 미소를 다시 찾았음에
나는 마음속 깊이 신에게 감사드렸다.
산자락 너머 해가 솟아 오를쯤 배를 타고 좌대를 빠져 나왔다.
앞으로 자주오리라 결심을 하고 형에게는 나의 연락처도 가르켜 주었고,
형은 시간나면 언제든지 오라며 나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배가 연안에 닿을즈음 관리소앞에서 어떤 젊은 여자가 이쪽을 보며 뭐라
소리를 쳤다. 손을 흔드는 것으로 보아 창덕이 형에게 보내는 신호 같았
는데, 자세히 바라보다 나는 소르라치게 놀랐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창덕이 형의 아내가 아닌가 ?
배에서 내릴즈음 형에게 다가오는 그녀는 아주 오래전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냈던 형수가 틀림없었다. 나는 어리둥절 하며 창덕이 형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자 형은 뱃머리를 기둥에 묶고 웃는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 아차! 내가 영순이 이야기를 안했구마 .. "
" 영순아 인사 하그래이 ~ 아부지 오랜 옛 친구다 …
나는 그제서야 형에게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아내가 죽고 동네사람들에게 키워지다 입양되어 버린 그 작은 아기가
이렇게 제 어미의 모습을 꼭 빼닮은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났음을
창덕이 형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
나는 간단한 목례만 하고 다음에 또 보자는 말을 남기고 차에 올랐다.
뽀얀 흙먼지 속에 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부녀의 모습이 시간을 거슬러
그 오랜 시간전에 아내와의 다정했던 형의 옛모습을 연상 시켰다.
아마도 영순이라는 딸은 창덕이 형을 구하고 싶었던 죽은 아내가 남겨둔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생각 해 보았다. (끝)
---------------------------------------------------------------------
예전에 한번 소개했던 글입니다.
리바이벌 한편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
|
* 가끔 광고를 클릭해 봐 주시면 낚랑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
|
|
|
|
| 20 | | 공포의 비오는날밤 조행추억 (8) | | 작은살림망 | | 14.08.28 | | 9,682 | | | | 19 | | 낙엽지는 산장 여울목 (단편소설) (10) | | 작은살림망 | | 08.12.26 | | 2,860 | | | | 18 | | 찌에 대한 고찰 (수필) (7) | | 작은살림망 | | 08.12.16 | | 1,930 | | | | 17 | | 두번째 이별 .... (하편) (8) | | 작은살림망 | | 08.12.15 | | 2,525 | | | | 16 | | 두번째 이별 .... (상편) (4) | | 작은살림망 | | 08.12.12 | | 2,157 | | | | 15 | | 누렁이 .... (완결편) (19) | | 작은살림망 | | 08.12.04 | | 3,103 | | | | 14 | | 누렁이 .... (5편) (2) | | 작은살림망 | | 08.12.04 | | 2,380 | | | | 13 | | 누렁이 .... (4편) (2) | | 작은살림망 | | 08.12.04 | | 1,933 | | | | 12 | | 누렁이 .... (3편) (2) | | 작은살림망 | | 08.12.04 | | 2,116 | | | | 11 | | 누렁이 .... (2편) (1) | | 작은살림망 | | 08.12.04 | | 1,995 | | | | 10 | | 누렁이 .... (1편) (2) | | 작은살림망 | | 08.12.04 | | 2,733 | | | | 9 | | 수초같은 아내 .... (2편) (11) | | 작은살림망 | | 08.12.02 | | 2,513 | | |
|
|
|
|
|
|
|
|
|
|
|
|
|
알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