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에 고향집 근처에 가깝기도 하고 또 빈손으로 돌려세우는 일이 좀체 없기에 20 여리 길을 멀다 않고 이 저수지를 다닐 때 이야기다.
저수지 이름을 말하면 알만 한 사람은 다 알 테니 말할 수 없고.
그날도 혼자서 밤낚시를 하는데 11시가 넘었을 시간인데 초등하교 3~4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어둠속에서 나타나더니
“아제요! 옆에서 구경해도 되겠는 교?”
“잠잘 시간이 넘었는데 와 자지 않고 나왔노?.”
“잠이 안와예 그런데 아저씨 나 낚시 묶은 거 하나만 주이소 나도 낚시해 보구러요.”
“그래 내가 묶어 논거 몇 개 줄 테니 공부하다가 쉴 때 나 낚시해야지 숙제도 안하고 낚시만 하면 안 된다.”
채비 묶어 논거를 몇 개 봉지에 담아줬더니 이 녀석이 주머니에서 부스럭 거리며 봉지를 꺼내는데 그 속에는 바늘채비가 수십 벌이 들어있다.
“이놈아 그렇게 많이 있는데 다 뭐 하려고 또 달라고 하냐?”
“이거 나도 쓰고 어떨 때는 낚시 온 아저씨들한테 팔기도 해예”
맹랑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이런 말 저런 말 시켜보니 붙임성 있게 쫑알쫑알 잘도 지껄인다.
여기서 좀 떨어진 못 안(池內) 이란 동내에 어머니와 둘이 산단다.
아버지는 얼굴도 모를 때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이가 풀기가 좀 없어 보이기도 하고 외로움도 말 중간 중간에 베어 나온다.
잠시 후
저만치서 사람그림자가 보이는 듯 하더니 가까이 와서는
“이 베라묵을 놈! 와 안자고 또 기어 나와서 물가에 앉았노. 물가에 나와 있으마. 니 애비가 나오나 돈이 나오나 으~이.”
이 무슨 말이고 오래전에 죽었다는 아이 아버지가 왜 물가에서 나온단 말인가?
“나 쪼매 있다가 들어 가꾸마. 엄마 니 먼저 가그라.”
“퍼뜩 안일나나 빨리 들어가자.”
아이는 꿈쩍도 않고 앉아있고 한참을 뒤에 서있던 아이엄마는 빨리 들어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면서
“지 애비 찾아 댕기는지 밤만 되면 저리 싸돌아 댕기니 저기 귀신이 씌었나.........”
궁시랑 거리며 들어가고 난 뒤
아이가 툭 던지는 말에 내 머리가 띵~~해진다.
“또 꼬치 만질라꼬. 내 다 안다!”
“이놈아 엄마가 아들 꼬치 만지는 기 뭐가 어떻노.”
“엄마는 내가 잠들라 카마 ”내 새끼 꼬치 얼마나 컸나 보자“ 카민서 자꾸 내 꼬치를 만져서 얼매나 아픈데 예.”
“!!!!!”
아이를 찾아 나온 게 아니라 혹시 죽은 남편 대타를 찾아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뇌리를 스친다.
청상에 혼자 몸이 되었다면 요즘 같이 짧기만 한 여름 밤인들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有名無實 한 내거시기 이지만 좋은 일하는 셈치고 육보시 나 해줄까 하는 자비심이 불같이 일어난다.
계속 하품을 하던 아이가 자러간다며 일어나는데 “뒤따라가서 집이나 알아둬야지” 하는 생각에
“아저씨가 바래다 주까?” 아이가 혼자 갈수 있다며 더듬거리며 가는 아이 뒤를 쫒아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선뜻 일어서 지질 않는다.
여명이 틀 때 까지 아이의 작은 꼬추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하는 측은한 아이 엄마 환상에 찌 솟음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진작 아이 뒤를 쫒아가 볼 걸 하는 후회와, 만약 내가 육보시를 하러 갔다면 몇 년 동안을 굶은 여인에게 그렇잖아도 쪼그려 앉아 낚시만 해온 기름기 빠진 무릎이 성해 났을까 하는 김칫국을 얼마나 마셨던지 배고픈 줄도 모르고 꼬박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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