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다리 약수터로 들어가는 전나무 숲도 꽤 멋진데 말이죠. 오대산 국립공원 내의 월정사 전나무 숲에 묻히고 방아다리 약수터에 묻히고 해서 그런걸까요? 전나무 숲길을 떠올리면 이 곳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월정사 전나무 숲보다 폭이 조금 좁은데 그래서 그런지 더 울창하게도 느껴지기도 해요. 제가 갔던 날은 보슬비가 내려서 더 운치 있고 차분한 느낌까지 더했어요.
그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방아다리 산장과 약수터가 있어요. 여름 성수기에는 산장 뒤의 숙소에 숙박객도 묵을 수 있다고 하다는데 아직은 운영하지 않고 있었어요. 이른 새벽이었고 운영하지 않고 있어 외관만 볼 수 있었는데 딱 산장같은 느낌?! 의 숙박시설이었어요.
산장과 약수터 사이의 숲은 참 아늑한 느낌이 드는데, 일제 강점기 말기에 수배된 애국지사들과 강제징병을 피하려던 사람들이 중병환자를 가장하여 은신처로 지냈다는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해요. 비가 내려서 분위기에 더 젖어들긴 했지만, 그 고요한 숲속에 머무르는 잠깐에 마음이 참 편안해졌어요.
방아다리 약수터는 주변이 디딜방아의 형상을 하고 있어서 방아다리 약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옛날에 신병으로 고생하던 한 노인이 방아다리 약수터를 지나게 되었데요. 그러다 나무밑에서 쉬어가던 중 잠이들었는데 꿈속에서 “네가 누워있는 자리를 파 보아라”하는 산신령의 계시를 받고 파헤치니 맑을 물이 솟아 올랐다 그 물을 마셨더니 정신이 맑아지면서 원기가 살아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약수터 바로 옆으로는 산신단이 있는데 노인이 감사한 마음에 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 말이 정말 사실인가 봐요. ^^
방아다리 약수은 그 효능을 인정받아 방아다리 약수터에는 물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고 물을 받아가기 위한 물통을 판매하기도 하고 약수물을 넣어 끓인다는 백숙을 팔기도 해요. 다음에 가면 백숙을 꼭 먹어보고 와야겠어요.
방아다리 약수는 탄산, 철, 이온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위장병과 피부병과 빈혈에 효과가 있다고 해요. 몸에 좋다니 한모금 꿀꺽~ 맛은 단맛을 뺀 사이다에서 녹슨 쇠 조각이 비 맞았을 때 나는 냄새같은 물비린내 맛이랄까요?
톡 쏘는 맛과 비린내가 입에 남아 꽤 오래가요.
사실 맛있다고 말하긴 아주 어렵고 처음 먹은 사람들은 죄다 인상을 팍~ 쓰게 되는 그런 맛이에요. 하하~
방아다리 약수 / 방아다리 산장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척천리 산65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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