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쭈 > [강원 춘천] 가을빛에 물든 남이섬에서 하루. : 낚시사랑

가을이 되면 꼭 다시 가고 싶어지는 곳 있잖아요.

제게 남이섬이 그런 곳이었어요. 남이섬에 대한 애틋한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을 남이섬이 예쁘다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하하~

어쨌든 꿈틀거리며 올라오는 욕구를 참지 못해 남이섬으로 출발!

고속도로를 타면 금새 도착하겠지만 때론 느린 것이 좋을 때가 있잖아요. 밀릴 것을 예상하고 아침에 조금 부지런을 떨어서 경춘국도를 탔어요. 가는 동안 설렁거리며 나름의 여유를 즐기고 싶었거든요.국도 초입에서 뜨끈한 설렁탕을 한 그릇 비워내고 다시 출발, 가는 길에 북한강변에 차를 세우고 가을볕에 반짝이는 강가에서 따스한 커피 한잔까지.

그렇게 여행을 즐기며 남이섬에 도착했어요.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배를 타는 곳까지 5분쯤 걸었어요. 지나다보니 인사동에
서 남이섬으로 오는 버스가 생겼더라구요, 터미널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인사동에서 남이섬으로 올 수 있다니 편리하겠죠? ^^

사람이 많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배를 기다리는 선착장엔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도 남이섬까지 왕복하는 도선 여러 대가 부지런히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어서 대기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요. 줄을 서있는데, 왼쪽 옆으로 단연 눈에 띄는 것이 있었어요. 멀리서 보고는 번지점프대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남이섬까지 쇠줄 한 줄을 타고 날아가는 ‘짚 와이어(남이-스카이라인)’였어요.

80km의 속력으로 1분 30초면 남이섬까지 건너갈 수 있다는데 선보인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구경하는 사람 반, 타려는 사람 반.

타볼까 하고 들어갔더니 가격이 1인에 38,000원. ‘헉.. 비싸다.’ 하고 생각하며 머뭇거리던 찰나, 매진이 되어버렸어요. 재밌겠다 싶으면서 좀 무섭겠다 싶기도 하고.. 텔레비전에서 보던 군인들 훈련하는 모습이 상상하시면 해요. 나란히 2명이 앉아서 "슝~" 하고 날아가면 배를 타고 건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어주기도 해요. 담에 남이섬에 가게 되면 망설이지 않고 타보려구요.

드라마 겨울연가로 잘 알려진 덕분에 드라마 속에서의 장면을 촬영했던 장소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잘 조성되어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어요. 인사동에서 남이섬으로 운행한다는 셔틀버스도 한몫 했겠죠?

도선에서 내려 남이섬을 가로지르는 중앙 잣나무 길은 정말 사람이 많더라구요. 여러번 남이섬에 왔었지만 늘 걸어서 돌아봤었기 때문에 이번엔 자전거를 타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런데 자전거 대여소가 눈에 잘 안 띄더라구요. 물으면서 걷다보니 섬 중간까지 와버렸어요. 자전거 대여해주는 바이크센터는 선착장에 내려서 중앙 잣나무길을 따라 편백나무 길을 지나 쭉 걸어서 남이섬 역사문화관 옆에 있어요. 바로 입구에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섬 한가운데 있더라구요. 겨우 찾은 자전거 대여소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이고, 빌리려고 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이번에도 그냥 걸어서 섬을 돌았는데 나중에는 자전거를 안타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으니 괜찮아요. ^^

4계절 중 가을에 남이섬에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늦은 가을의 옷을 입고 있는 남이섬은 제가 모르던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사람이 많아 복작거리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각자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가운데 편백나무 길로만 쭉 걸어오면서 사람이 너무 많다 했는데, 한 걸음만 옆으로 벗어나면 나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불긋한 단풍나무 아래서 가을을 느끼는 연인들의 모습과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자전거, 옛날 도시락 비빔밥을 먹으며 둘러앉은 다정한 모습들까지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저 한가로운 오후.

예전엔 수수한 수목원 같은 느낌의 남이섬이었지만 지금은 조금은 화려해진 문화 공간 같은 느낌이었어요. 예전에 다녀왔던 여행지에 다시 찾게 되면 무분별하게 개발되어져 망가져버린 모습에 다시 오기 싫다 하는 경우가 사실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남이섬을 다르더라구요. 많이 변했지만 그 변화가 싫지 않은 곳이었어요.

곧 겨울이 오면 눈 쌓인 남이섬을 담으러 다시 가야겠어요. ^^

* 남이섬 홈페이지: http://www.namisum.com/

* 남이섬 입장요금: 8,000원(남이섬 이용료 5,000월 + 왕복도선료 3,000원)

* 주소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144-1 (네비게이션에 “남이섬 매표소” 또는 “남이섬 선착장”)

→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이지만 선착장은 경기도 가평이에요. ^^

* 남이섬 주차요금: 4,000원

* 대중교통 찾아가는 길

: 가평역, 가평시외버스터미널 하차 후, 택시나 시내버스(가평터미널에서 오전 7시 30분~,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 이용.

: 가평시외버스 터미널 : 031-582-2308 / 가평 콜택시 : 031-582-2141

* 인사동(9시 30분 출발) ↔ 남이섬(오후 4시 출발) 직행 셔틀버스

- 1시간~1시간 30분 소요 / 편도 7,500원 / 왕복 15,000원

- 버스 왕복 + 왕복도선료 + 입장료 = 23,000원.

- 문의/안내 전화 : 031-580-8008(관광청)

- 예약 전화 : 02-753-1247, 8(서울 대사관)

*남이섬 구경하기

자전거	1인용 : 30분 3,000원 / 1시간 5,000원 2인용 : 30분 6,000원 / 1시간 10,000원 가족용 : 30분 10,000원
전기자전거	30분 8,000원 / 1시간 15,000원
전기자동차	투어택시 30,000원(4인기준, 2~30분) / 투어버스 5,000원(1인, 2~30분)
유니세프	나눔열차 : 편도 2,000원 유모차 / 휠체어 : 4,000원(1일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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