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른방에 올렸던 내용의 글입니다
사진은 3주전에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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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11월 말까지 창경궁을 무료로 입장 할 수 있다고 공무원인 친구가 얘기 한다
낙엽이 전부 떨어지기 전에 고궁에 만추를 한번 보고싶어 가보려고 했지만
과거의 일 때문에 잠들어계신 조선왕조 선왕들께서 진노하실까봐 가보진 못했다
그 분들 집 마당에서 낚시를 했으니...
왕십리 소재 모 중학교 때니까, 30여 년 전 얘기이다
각 학교 간 그림 그리기 대회를 비원인지 종묘에서 한다고 하는데
그 당시는 먹고살기가 대부분 어려운 때인지라
돈 주고 이런 행사에 참가하라면 서로 못 했을때이다
내가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써서 사생대회에 참가한 건
절대 아님을 강조한다
그저 어떡하면 농땡이 칠 수 있을까....?
남들 학교 갈 때 딴 곳으로 도망가서 재미있게 놀아볼까....?
나의 머리속에는 잔뜩 노는 데만 굴리고 있었다
비원,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하면 우리나라를 대표로 하는
고색이 창연한 조선시대 건축물과 더불어
수 백 년 묶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있고
정원들과 각종 수목들이 어울려져 있다는 걸
당시 서울에 살고 있던 학생들은
한번씩 소풍이다, 글짓기 대회, 사생대회, 등
다른 놀이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많이들 참석해봐서 알 것이다
각 궁마다 연못들이 여러 개가 정원과 조화롭게 흩어져있고
인적이 뜸한 어느 연못에서
언젠가 그 곳에 먹다 남은 빵 쪼가리를 던져주는데
무수히 많은 고기들이 서로먹겠다고 덤비는 광경을 기억 해냈다
그 곳에서....
흐흐흐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나의 머릿속에는 큰 고기들과 조우하는 그림 그리며
“ 이번에 사생대회 하는데 누구 가볼래...?
“ 야!!!! 반장 내가 갈 게 ”
“ 누구누구 가니...?
“ 응 몇 번 누구, 누구, 누구 ” 하면서 알려주는데
지금은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리 반에서 서너명이 참석 한 것으로 기억 한다
종묘인지 비원인지 300 ~ 400평정도의 연못으로 기억하는데
그 곳 연못에 고기가 엄청 많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방학이면 시골에 갖고 가서 놀던
다락 구석에 쳐 박혀있던 대나무 꼽기식 낚싯대를 몰래 숨겨 갖고 갔다
그림도구에 묻혀 접어서 갖고 들어갔기 때문에
낚싯대도 쉽게 갖고 갈 수가 있었다
그림 그리기 대회가 모두 끝나고
우리학교 선생님들 집에 가신 걸 확인하고
얌전한 친구들은 먼저 집으로 보내고
껄렁한 친구들은 먼저 숲 쪽으로 가면 재미있을 거라고 몰려갔다
호기심 많던 시절
그 궁궐들 숲에 은밀하게 들어가면
사복한 까까머리, 단발머리 고등학교 형, 누나들이 많이도 있었는데
아무도없는 숲에 둘이서 서로 얼굴을 붙이며 뭘 하는지
나는 당췌 뭘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고있는 걸 알고 재빨리 옷을 추미는데....
숨어서 그 들이 뭘하는지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는
혼자서 나무가 가리워진 곳에 숨어서
쓰레기통에서 먹다 남은 카스텔라 종이에 뭍은 빵 찌꺼기를 미끼로
낚시를 하는데 어찌나 잘 물던지
던지면 물고, 고기들이 서로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데
묵직한 손맛을 사정없이 즐기는 게 더 재미있었다
당시 낚시장비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지만
낚시점에 가면 그냥 셌트로 맞춰 줬기 때문에
찌는 뭉턱한 수수깡으로 된 찌였을 것이고
바늘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지금 사용하는 것보단 훨씬 굵고 컸을 것이고
줄은 끊어지지 않을 정도의 굵은 줄로 기억한다
찌는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지휘봉처럼 수면위를 들락거리고
대는 버드나무처럼 휘어져 금방 부러질 것 같이 우두둑거리고
줄은 피아노선이 팽팽하게 날리며 소리를 내듯이 휘~ 휙 거리며
두 손으로 대를 부둥켜잡고 어쩔줄 몰라
한참을 정신없이 고기와 줄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주위에 사람들이 보면서
“ 야!!! 저 고기 좀 봐 ” 하면서 몰려들었다
나는 보라는 듯이 우쭐대며 낚싯대를 들어 올리며
낚싯대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으니----
“ 아니 얘들은 밥도 안주나 ”
“ 여기 관리하는 아저씨들은 놀고있나 봐 ”
“ 여기서 저렇게 해도되나...?
“ 얼마나 배고프면 서로 먹겠다고 저렇게 첨벙거리며 덤비나 ”
“ 고기들이 워낙 많고 크다 얘 ”
“ 낚시하기가 쉬운가봐 ”
“ 와 ~ 아 크다 ”
“ 저거 좀 봐 ”
사람들의 탄식과 함성이 오고갈 즘
잠시후
달려온 관리소 직원한테 발견되어
귓떼기가 잡혀 관리소로 질질 끌려갔는데
모두들
“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
하면서 한마디씩 했다
가자마자
여러 명의 직원들이 있었는데
“ 너 어느 학교 다니냐...?
“ 늬네 학교선생이 이런 거 가르치더냐...?
“ 아니요 ”
“ 고얀 놈 같으니라고 ” 쿡 쿡 쥐어박으며
사무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한마디씩 전부 거드며 혼을 내는데...
손들고, 무릎꿇고 기합받고,
꿀밤 맞고 1시간 여 만에 풀려났던 기억이 난다
늬네 학교에 얘기해서 정학, 퇴학 시킨다나
어쩐다나 엄포도 줘 가매
어린마음에 꽤나도 쫄였던 기억이....
몇 년 전 경회루 연못에 물을 갈아준다고 고기들을
전부 잡아내는 걸 TV에서 봤는데
정말 엄청나게 큰 잉어, 붕어들이 많았고,
11톤 차를 몇 대로 옮기던데...
마지막 남은 낙엽이 떨어질 요즘
그 잉어와 붕어들은 겨울 준비하느라 많이 먹어댈 텐데
요즘에 그 연목에 낚싯대 던졌다간 경찰이 와서 잡아갈려나...
예전에는 그냥 혼나는 정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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