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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내 폐부엔 어느 새 푸른 물들로 가득 차 오르고 온 몸은 그 싱그러운 빛들로 나무가 되고 숲이 되고 바람이 되어 이 아무도 없는 깊은 산중의 21세기 속을 구름처럼 떠도는 것이다. 산 언저리에 얹힌 흰 구름조차도 산속을 수놓은 연한 나무 이파리들과 어디선가 영겁으로 피어서 지곤 했던 산벚꽃나무 생강나무 개암나무와 개복숭아 나무들의 화사한 빛들로 물들어 붉게 빛나고 있다.
 |간밤에 내린 비에 젖어 있는 잎새 위의 영롱한 물방울들. 저 투명함을 닮고 싶어라
가도 가도 계곡소리는 끊어지지 않고 검은 바위 뒤에 숨어 피고 진 수줍은 진달래만이 산처녀처럼 고갤 내밀고 계곡사이로 아스라이 사라지곤 한다. 산속 어디선가 피어 지고 난 아쉬운 꽃잎들이 그 계곡사이로 흘러들어 저 산속 어디엔가 우리들의 이상향이 있을 것이라고 이 엄숙하고도 위대한 산속에 선 낯 도시인을 유혹한다. 한시간 이상을 걸어 들어왔다. 길은 끊이지 않고 요란한 소리로 포말을 내며 바위 속에서 부서져 흐르는 계곡은 끝나지 않는다. 아니 더 깊은 계곡으로 들어 갈수록 계곡은 더 길어지고 끊임없이 낯선 나그네를 매혹시킨다.
 |사람의 흔적이 없는 계곡소리는 깊은 산의 적막을 깨운다
며칠 전 내린 비로 사람 다닌 흔적도 찾기 어려운 을수골 길들은 온통 흙탕물투성이고 그 속에는 이제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들이 요란하게 울어댄다. 어디서나 그들이 낳은 알들이 따스한 햇살을 받고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오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첩첩산중의 강원도에서도 오지의 대명사로 꼽히는 홍천군 내면의 내린천 최상류 지역을 찾았다. 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간간히 바람이 불고 그 바람속에서 숲이 주는 향기들이 온 세포를 자극한다.
 |계곡을 옆에 두고 끝없이 난 길을 걸어간다. 저 먼 기억을 뒤로 한 채......
계곡을 돌고 돌며 길이 막힌 곳에서 신발을 벗어 들고 계곡에 발을 담그자 알수 없는 그 고독감 그것은 차가움이 아니라 내가 알지도 못했던 내 피부가 지니고 있던 퇴화한 감각들이 깨어나서 소리 지른다. 그 넓은 계곡을 건너자 수천평도 넘을 듯한 밭이 펼쳐지고 그 우람한 숲 사이에 자그마한 비석이 보인다. 을수골의 최상류 그리고 내린천의 발원지라고 한다. 그리고도 끊이질 않는 계곡은 두 갈래로 갈라진 황금계곡이 계속 끝도 알 수 없는 숲속으로 이어진다.
 |내린천 발원지임을 알려주는 곳. 계곡에 발을 담그니 너무나 차가워 몇 분도 지나지 못해 바위 위에 올라가고 만다
그 계곡에 싱그러운 오월의 햇살이 쏫아진다. 아무런 인공적인 것도 참가 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계곡의 바위들이 그 오월의 빛 아래서 황금처럼 빛난다. 잠시 숨을 멈춘 작은 소에서는 어디선가 떠내려온 꽃잎들이 첨화처럼 수를 놓고 하늘과 계곡을 가리운 숲을 반영하여 말할 수 없는 빛들을 보여준다. 명경지수란 의미를 모른다면 단연 이것을 두고 한 말일게다.
 |저 아름다운 꽃잎들. 저 꽃잎들이 바람결에 하나둘 떨어진다......세월도 그렇게 가는 것일까
내린천, 이제는 레프팅과 여름철의 피서지로 더 잘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지금까지 아무런 인공적인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청정계곡으로 홍천군 내면의 ‘내(內)’자와 인제군 기린면의 ‘린(麟)’자를 딴 것이다. 내린천의 발원지는 을수골의 깊은 계곡속의 화전민마을이다.
 |계곡 옆에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고 캔 쑥으로 된장국을 끓이고 채취한 두릅을 데쳐서 바로 먹으니 온 몸이 자연이 된 듯하다
물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고적한 산골이다. 오대산(1563m)과 계방산(1577m) 계곡에서 시작된 내린천은 이후 인제군 상남면 개인산과 미산계곡을 지나 기린면 현리에 이르러 가칠봉, 방태산 계곡에서 발원되어 진동계곡에서 흘러온 태천(방동천)을 합류한 후 다시 기린면 중심을 지나 인제읍 합강리에서 인북천 물과 합수하여 소양호로 흘러든다. 그 길이만 장장 65㎞ 에 이른다.
 |칡소폭포(왼쪽)와 내린천 발원지 안내 비석
내린천의 특징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청정함과 아름다운 숲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계곡, 산속의 유려한 풍광과 더불어 특이하게도 남쪽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물이 흐른다는 것이다. 내린천의 진면목은 내린천 최상류 지역으로 발원지부근인 홍천군 내면의 명개리와 광원1리부근의 칙소폭포로부터 시작된다. 칡소폭포는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은 아담한 폭포지만 하류지역에 넓은 소를 형성해 아름다운 계곡을 형성하고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그 곳이 내린천과 개방천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 열목어 등 청정지역에서만 산다는 고급 어종들이 수없이 노닌다.
 |계곡마다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있다
특히 내린천 최상류 지역은 천연기념물인 열목어가 서식하는 등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그곳으로부터 내린천의 발원지까지 비포장도로를 두세시간 이상 걸어 들어가며 가장 한국적인 자연 그대로의 산골 마을들과 계곡을 탐험할 수 있다.
 |인제 내린천 더덕과 가파른 언덕에서 더덕을 캐는 모습. 노인정에서 쉬셔할 60대의 할머니들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곰취(오른쪽)와 터질 듯 망울져 있는 연산홍
내린천 최상류 지역에 있는 삼봉자연휴양림과 삼봉약수, 칡소폭포, 은행나무 숲 등은 이미 관광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삼봉약수는 홍천군이 지정한 홍천9경(景) 중 하나다. 올 1월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제530호로 지정됐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야생화와 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경작하고 있는 모습 |철쭉의 모습
 |오월의 햇살을 받은 강과 나무와 풀들이 너무나 싱그럽다. 저 햇살에 기대어 보냈던 행복한 시간들

|을수골(내린천 발원지) 가는 길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 이용 - 동홍천IC - 홍천방향으로 좌회전 - 56번국도 신내 사거리에서 양양 서석, 창촌 방면 좌회전 - 솔치터널 - 서석면 - 계속 직진 서석과 창촌까지 진행 - 창촌 못미쳐서 장평 가는 삼거리에서 창촌 쪽으로 좌회전 - 광원리까지 직진 후 칡소폭포에서 오던 길을 버리고 우회전 - 을수골 방향으로 우회전 - 을수골
음악 : Walking With You , By 데이드림(Da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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