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울권오수 > 병도 보통 큰 병이 아녀.,.,. : 낚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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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층/내림낚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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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울권오수
조회 : 7,480      

제목 l 두울권오수 > 병도 보통 큰 병이 아녀.,.,. : 낚시사랑

90년대 초,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이다.
그러니까 벌써 십수년은 지난 이야기다.
지금은 낚시가 생업이 되어서 낚시점을 운영을 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주말만 눈빼고 기다리려 지는 골수꾼이였다.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전국을 누비고 다니던 때가 문득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 보려고 한다.


초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봄비 치고는 제법 사납게 내린다.
그렇게 시작한 비가 벌써 몇 시간째이다.
갈까 말가....?
조금은 망설여 진다.
그러나 이리뒤척 저리뒤척......, 한번 깬 잠은 오지를 않고......,

"돌담거리 저수지 그 뽀인트로 가면 새벽에는 분명히 대박이 터질텐데......"

혼자서 벽을 보고 누워서 골똘히 생각을 해보니,
아무래도 이젠 잠자기는 틀렸고, 그래 가자~~!!
밤새 서방님 사라졌다고 아침에 마누라 깜짝 놀랄것을 생각하니 한편으로 맴이 짠 허기는 하지만......,
살며시 자리를 빠져 나와서 어제밤에 보일러실에 고이 모셔(?)논 지렁이 통을 챙겨서 대문을 나선다.
(유비무환..., 마음만 먹으면 항상 출조를 할 수 있도록 지렁이통을 챙겨 놓는 버릇이 있다)

애마에 시동을 걸고 나서 시계를 보니 02:40분을 가리킨다.

"에~~궁, 내가 미쳤지......, 이시간에 무신놈의 낚시란 말인가..................?"

이눔의 병이 큰병은 큰병이여......쩝,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도 자동차는 벌써 시내를 벗어 나고 있다.
안개 자욱한 새벽길을 달리면서 나서길 잘했다고 혼자서 중얼 거려본다.

비포장길을 털렁 거리면서 덕우지 상류권에 도착을 해 보니
생각 했던 것처럼 낚시꾼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옳커니......., 내가 앉으려고 하는 포인트에 누가 먼저 와 있으면 어쩌나 하고 내심 조바심이 났던 마음이 속으로 "야호~~~!!" 하고 쾌재를 불러본다.

이때부터 칠흙 같은 어둠속에서 손 놀림이 엄청나게 바빠진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자동차에서 어림잡아 300m 정도 되는 포인트로 낑낑 거리면서 고생 보따리를 옮기고........., 며칠전 낮에 유심히 살펴 둔, 앞쪽의 버드나무를 후레쉬로 비춰보니 2.5칸대로 버드나무에 바짝 붙히면 아주 딱일 것 같다.

수심을 체크해 보니 약 1.7m..........,
초봄 샹류권에 버드나무가 물에 잠겨 있는데 수심이 한길이나 된다......?
뭔가 대박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
의자도 편하게 자리를 잡아 놓고, 첫번째 떡밥을 달아서 던져 놓고 나서 느긋하게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다 되어 있다. 다행히 빗줄기도 잦아 들어서 가랑비로 바뀌어서 촉촉하게 내리고....

담배 한깨비 꺼내 불을 붙히고 깜빡 거리는 캐미컬 라이트 불빛을 보고 있으니 마누라 몰래 새벽 조행길에 오른 것에 조금은 미안함이 든다.

역마살 낀 서방 만나서 평소에
"병(病)도 아주 큰 병(病)" 이라고 하면서도 낚시 가고 싶어서 몸을 비비 틀고 있으면 그병은 물가에 다녀와야 낫는 병이라면서 정성스럽게 도시락 싸 주고, 보온병에 커피까지 챙겨 주는 마음씨 고운 착한 마누라.......

잠시 마눌 생각에 잠겨 있는데, 얼~라,, 캄캄한 수면위에 반짝이는 캐미 라이트가 꼬물 꼬물 거린다, 떡밥도 몇번 던지지 않았는데........, 낚시대 손잡이에 살며시 손이 가면서
꼴깍~~!! 마른 침을 삼키는데 꼼지락 꼼지락 한마디 정도 찌가 올라 온다.
살짝 챔질을 하는 순간,

"피~~융~~!!"

낚시대 세울 시간도 없이 "툭" ...........,

"어........, 이거 뭐야..........?"
"잉어 인가.....?"

고가의 2호줄이 맥없이 나가 버린다.

딸랑 2.5칸대 한대만 펴 놓았는데............,
가방을 뒤져서 새로 줄을 묶는 손이 덜덜 떨린다.
에이 쓰벌,, 어제 줄을 새로 묶어 놨어야 했는데.......

다시 채비를 하여서 떡밥을 달아 넣자마자
꼬물꼬물....., "피~~융" 정말로 이때부터 몇수를 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로 입질이 이어진다. 그렇게 신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떡붕파티를 하다보니 어느새 어슴프레 날이 밝아 온다.

"밤낚시 하셨어요?"

뒤에서 누가 묻는 소리에 돌아 보니 아침 출조를 나온 낚시꾼들이다.

"손맛 좀 보셨어요......?"

"예, 좀 나오는 편이네요........"

그제사 보니 이건 몰골이 말이 아니다, 무릎 밑으로 바지가랑이는 흙투성이가 되어서 흠뻑 젖어 있고,
괴기 잡느라 정신이 없어서 작은 파라솔 밑에 놓여 있는 가방이며 장비가 비에 젓어서 엉망진창....,
에~~휴,, 낚시가 뭔지..........쩝,

날이 밝아졌어도 계속해서 입질은 이어지고,
그렇게 또, 정신없이 오전 10시경까지 하다보니 시장기가 돌기도 하고,
아침 출조를 나온 낚시꾼이 쪼글탱이를 치고 앉아서 저놈의 인간 언제 가남 하고 눈총을 주기도 하고....

낚시대 접고 살림망 들어보니 얼~라, 들리지를 않는다.
마리수로 근 100 여수는 한것 같다. 근데 이걸 어떻게 하지........?? 허...참,
큰놈 몇수 기념으로 갈무리하고, 살림망 통째로 넵다 방류를 하려다가

어어어.........어 "첨벙~~!!"

그만 그 차거운 3월초의 물속에 샤워를......, "에취......취"

"느으미,, 쓰벌"

갑자기 마누라 얼굴이 떠오른다.......,

"병(病)도 보통 큰 병(病)이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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