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비/채비/기법교실
|
- 본 게시물을 무단 다운로드, 도용, 인용, 링크 금지.
|
HOME >낚랑스쿨 >장비/채비/기법교실 |
 |
|
 |
|
송어와 연어에게 있어서 "run"이라는 낱말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강해형의 스몰트가 강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경우와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소상하는 경우이다.
왕연어(chinook salmon)나 스틸헤드처럼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을 하는 어종은 같은 종 내에서도 각 집단별로 산란기가 뚜렷하게 나뉜다. 봄철 소상(spring run), 여름철 소상(summer run), 가을철 소상(autumn run)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를 비교할 경우 이 둘은 같은 종인데도 스틸헤드는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고, 무지개송어는 일생을 민물에서 지낸다.
이 둘의 이런 생활양식의 차이가 무엇때문에 생겨난 것인지, 즉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것인지 하는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겨왔다.
2001년에는 태평양연안 북서부지역에, 그중에서도 특히 컬럼비아강에 기록적으로 많은 연어와 스틸헤드가 소상했다. 모두 3백만 마리 이상의 연어와 스틸헤드가 2001년 산란철에 컬럼비아강으로 거슬러 올라왔는데 그래도 5년 전과 비교하면 1백만 마리 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2001년 전체적으로는 왕연어 1백 3십만 마리, 은연어 1백 십만 마리, 스틸헤드 70만 마리 이상이 소상했고, 연어(chum salmon)의 경우 1만 마리가 소상했는데 연어(chum salmon)의 이 수치는 지난 50년 동안 최대 규모이다.(그 이전에는 한때 chum salmon이 수백만 마리 이상 소상하던 적도 있었다.)
1999년의 경우 강수량과 유량이 예년에 비해 풍부하여 바다로 내려가던 여러 연어와 스틸헤드 스몰트의 생존률이 높아졌다. 최근 몇년간 북태평양연안의 여건은 나아지고 있다. 해수온도의 저하와 영양물질의 풍부한 공급 덕에 여러 연어와 스틸헤드의 먹이감이 늘어났다. 바다의 여러 서식여건뿐 아니라 강의 여건도 나아지면서 여러 연어와 스틸헤드중 강으로 소상하는 개체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과거 오랜 세월동안 주기적으로 반복된 연어,스틸헤드의 급증과 급감현상을 근거로 할 때 2001년에 있었던 큰 증가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001년 컬럼비아강으로 소상한 왕연어의 75%, 스틸헤드의 75%, 은연어의 95%는 자연산이 아니라 양식장에서 부화된 후 방류되어 자라난 개체들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어류학회가 발행한 보고서에는 아르헨티나의 강으로 소상하는 스틸헤드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다. 1900년대 초 담수정착형 무지개송어와 강해형인 스틸헤드의 수정란이 배에 실려 아르헨티나에 도입되었다. 그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가 리오 산타크루즈(Rio Santa Cruz)에 정착했다.
그 보고서의 여러 필자는 리오 산타크루즈의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를 최첨단기법을 통해 분석한 후 이 두 어종 사이에는 아무런 통계학적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그 두 어종 사이에는 아무런 유전학적 차이도 없으며 이들은 완전히 단일한 집단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들은 이걸 근거로 해서 캘리포니아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무지개송어와 스텔헤드의 자연서식지에 있는 모든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도 완전히 단일종이라고 추론했다.
이들의 의견에 따른다면 스틸헤드나 여러 연어들이 봄 소상, 여름 소상, 가을 소상 등으로 명확하게 산란시기를 제각기 구분하여 소상함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유전적으로 동일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들의 견해는 오래전에 대규모로 이루어졌던 치어 방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거나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걸쳐 미국 정부에서는 장기적인 연어,스틸헤드 자원조성 구상을 하고 장기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그 사업의 목적은 남획이나 댐 건설, 환경오염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어 자원을 계속 풍부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었고 그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다름 아닌 방류사업이었다.
그 사업의 목적은 어느 정도 성공한듯 보였지만 왕연어의 경우 각 지역별 왕연어의 형질 차이는 무시된채 형질이 균일화(homogeneous)되는 문제를 야기시킬 수 밖에 없었다. 왕연어 치어를 대량생산하는 과정에서 여러 지역에서 채집한 왕연어의 유전자가 서로 뒤섞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다. 19세기 말에는 연어와 송어의 생태에 관해 밝혀진 게 많지 않았다. 1875년 컬럼비아강의 왕연어가 남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게 발표되었다.
당시에 남획과 댐 건설, 환경오염 등에 따른 왕연어의 개체수 감소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공학기술을 통한 해결방법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남획을 규제하거나 환경을 보존할 필요가 없는 방법, 즉 치어를 대량생산해 방류함으로써 연어자원을 늘 풍부하게 유지한다는 착상이었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얻기 위해서는 연어부화를 큰 규모의 양식장에서 해야만 했다. 컬럼비아강 중앙양식장(Central Hatchery)은 6천만 개의 연어 수정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1909년에 세워졌다. 그리고 이 양식장 시설을 풀가동하기 위해서는 컬럼비아강의 여러 지류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강에서 채집한 왕연어의 수정란을 한꺼번에 부화시켜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봄 소상, 여름 소상, 가을 소상 등으로 명확하게 소상,산란시기가 서로 다른 여러 왕연어의 알들이 뒤섞인 채로 부화,양식된 후 여러 강에 방류될 수 밖에 없었다.
왕연어는 각 계절별로 명확하게 소상,산란시기가 서로 구별되었을뿐 아니라, 지역별로도 형질에 차이가 많았지만 1900년대 초의 진행된 이러한 인공방류사업을 거치면서 그러한 왕연어의 여러 형질은 상당 부분 변질되었다.
컬럼비아강의 어부들은 왕연어가 봄,여름,가을 각 계절별로 서로 시기를 달리하여 연이어지는 파도처럼강으로 소상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여기에서 봄 소상, 여름 소상, 가을 소상이라는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계절별로 엄격하게 시기를 구분해서 소상을 하여 산란하는 게 왕연어의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 치어방류사업 역시 이들의 유전자가 서로 뒤섞이지 않도록 하면서 진행되었어야만 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집단(race)간의 형질 차이를 유지한 채로 방류사업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규모의 컬럼비아강 중앙양식장(Central Hatchery)의 효율적 가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었다. 중앙양식장에서는 효율적인 치어 양산을 위해 각 집단간 차이를 무시한 채 이들을 뒤섞어 버렸다.
1900년대 들어 정부 행정부서의 담당자들은 공학기술에 대한 순진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러한 치어 양산사업을 더욱 확대하였다. 대규모 치어 양산과 대규모 방류를 떠받친 것은 하나의 종(species)은 유전학적으로 단일하다(uniform)는 가정이었다. 한 종을 단일한 유전자 집단으로 간주하는 상태에서는 하나의 종 안에서 서로 다른 집단을 뒤섞어 치어를 양산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왕연어가 계절별로 서로 달리 소상하는 게 유전적 요인때문이라면 각 집단간에 서로 계절을 달리하여 모천으로 회귀하도록 하는 본능이 연어에게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서로 뒤섞일 수 밖에 없다.
양식장에서는 연어 집단간의 이러한 차이를 무시했는데 그것은 연어와 스틸헤드는 그런 모천회귀본능을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는 편의주의적 발상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게 작은 뇌를 가진 물고기가 대양을 건너 자신이 태어난 강의 정확한 지류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걸 믿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방식은 과학에 근거를 둔 게 아니었다. 1900년대 초 연어의 생태를 규명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그것은 방류하는 연어 치어한테 표시를 한 후 성어로 자란 뒤 되돌아왔을 때 그 표시를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그 연구결과 동일한 종 내에서도 각 집단(race)간에 소상시기를 달리 하도록 하는 유전적 요인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 연구성과는 기존의 양식장 체계에 대한 전통적인 믿음을 흔들만한 것이었지만 그 연구성과는 거의 무시되었다.
1920년대 미국 수산부의 대변인은 동일한 종 내에서 생활사가 서로 다른 연어라 할지라도 유전적으로는 차이가 없다는 발표를 하였다. 위의 연구결과하고는 상반되는 상황은 그 후로도 계속되었다.
최근 들어서야 멸종위기종 보호규약(Endangered Species Act)의 영향 덕에 아직 연어에게 남아있는 여러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치어양산,방류사업을 대폭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가 공존하는 강에서는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과 산란장소나 산란기가 완전히 다른 게 아니라면 여전히 우연한 잡종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 사이에서 아주 작은 유전자 교환이 일어나더라도 유전자 분석방법을 통해 이 둘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런 기술적 어려움때문에 강해형과 민물 정착형 사이에는 아무런 유전적 차이가 없다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유전자 분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런 문제는 결국 '한번 닮으면 계속 닮을까' 하는 의문을 낳는다. 스틸헤드는 스틸헤드를 낳고, 무지개송어는 무지개송어를 낳는 것일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그런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려면 유전공학적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물고기 귀 속에 있는 '이석'(otolith, earstones)의 스트론튬/칼슘 함유비율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스틸헤드는 평생을 민물에 사는 무지개송어와 달리 바다와 강을 오가기때문에 강과는 다른 바다의 서식환경의 영향을 받아 스틸헤드 암컷의 알에는 스트론튬/칼슘 함유비율이 무지개송어의 경우와 다르게 나타난다. 알에 있던 스트론튬/칼슘 함유비율은 후손의 귀에 있는 '이석'에 남겨진다. 이걸 분석함으로써 특정 물고기의 어미가 (담수정착형의) 무지개송어였는지 아니면 스틸헤드였는지 구별하는 게 가능하다.
오레건주 데슛 강(Deschute river)에서 채집한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를 이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를 예로 들면,,, 분석대상이 된 20마리의 스틸헤드의 어미는 모두 스틸헤드로 밝혀졌고, 분석대상이 된 무지개송어 38마리의 어미는 모두 무지개송어로 밝혀졌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바빈 강(Babine river)에서 조사한 결과는,,,,, 24마리의 분석대상 스틸헤드중 한 마리는 어미가 무지개송어로 밝혀졌고, 9마리의 무지개송어중 2마리는 어미가 스틸헤드(이중 한두마리는 담수정착형 스틸헤드였을 수도 있다.)로 밝혀졌다.
바빈 강보다는 데슛 강에서 무지개송어와 스틸헤드 사이에 번식문제에 있어서의 생태학적 격리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은 확실하다.
바빈 강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스틸헤드의 서식지로 알려진 스키나 강(Skeena River) 수계에 속하는 강이다. 나로서는 그 지역의 스틸헤드가 그토록 유난히 크게 자라는 데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을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어자원문제에 접근할 때 가능한 한 모든 최신기법을 동원해야 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간 일들을 잊어서는 안되며 오늘날의 여러 문제점이 생기는 데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던 예전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도 안된다.
자료출처 : lenok.net
|
|
* 가끔 광고를 클릭해 봐 주시면 낚랑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
|
|
|
|
|
|
|
|
|
|
|
|
|
|
|
알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