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낚시 조행기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첫 날.
안 그래도 날이 추워져 걱정인데 비까지 내리니 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뭐 양반이지 라는 생각으로 낚시를 또 감행합니다.
호일이 꽁꽁 싸매여 난로 위에서 구워지는 고구마는 간식거리로
이만 한 게 없다고 할 정도로 꿀맛입니다.
그치기는 할까 걱정이었던 비가 언제 왔냐는듯이 뚝 그치고
푸른 풀잎 위에는 땅으로 미처 떨어지지 못한 빗방울만이 남았습니다.
확실히 비가 오면 더 추워지는 게 맞는 것 같긴 합니다.
비 예보가 있을 때는 평소보다 더 따뜻하게 입으셔야겠습니다.
비 오는 날은 역시 뜨끈한 음식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칼칼하면서도 얼큰한 갈치조림을 깨끗이 비우고 부른 배를 통통 거리며
식당을 나오려던 찰나에
사모님께서 잘 구운 누룽지를 한 봉지 챙겨 주셨습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끓여 먹어봤는데 정말 그렇게 구수할 수가 없더라고요.
기분 좋게 배를 채웠으니 이제 저의 살림망도 채우러 가아겠죠?
사시사철 푸른 나무들 아래서 낚시를 하고 있노라면 지금이
가을이 맞긴 한 건 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빽빽하게 자리 잡은 연잎들은 붕어의 아주 좋은 서식지가 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연잎들 사이로 저의 낚시대를 알맞게 던져봅니다.
생각 없이 낚시를 하고 있다보니 어느 새 어두컴컴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주변 불빛들이 밝은 편이라 이게 낮인지 밤인지 헷갈리네요.
사실 낚시꾼도 사람인지라 완전 어두컴컴한 산 속보다는 이렇게 불빛이
있는 게 덜 무섭긴 합니다. 물론 붕어 입질은 뜸해지지만.
결국 입질을 받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이동하였습니다.
연잎밭을 벗어났더니 바람이 꽤 쎄게 불어서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
하지만 비도 뚫는 제가 바람을 못 뚫을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또 열심히 낚시대 하나하나 던져서 붕어의 입질을 기다려봅니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 환경을 겪어내면서 밤까지 보냈는데
입질 한 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와 중에 배는 또 고파져서 아침 일찍 만두 넣은 김치찌개로
배를 든든하게 채워 봅니다.
제 배를 채웠으니 붕어 배도 채워줘야겠습니다.
입질을 잘 받는다는 옥수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아직 큰
소득은 보지 못했네요.
붕어를 못 잡으니 속이 허해져서 계속 간식거리가 들어갑니다.
다이어트 중이라 간식거리도 줄여야하는데...
결국 저의 출조는 예쁘게 생긴 붕어 한 마리로 끝을 맺었습니다.
나름 이 날 열심히 낚시를 한 것 같은데 노력이 부족했나 봅니다.
다음을 또 기약해야겠네요.
알림
노지조행기
;)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