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어트의 낚시여행 - { ( 달천강 강붕어 낚시 ) - 편 }
( 강 붕어 낚시... )
<< 지워진 자취... >>
지나온 내 발자국이 지우개였을까
어둑한 논둑길을 걷는 걸음마다
개구리 울음소리 하얗게 지워지고 있다
발 아래 깊어지는 것은
고요뿐만 아니라, 호수의 깊이가 더해지고
그 깊이에 이르러 기어코 메워지는 그리움 하나
문득 멈추어서 뒤돌아 보자 비로소 나를 지우는 저 개구리 울음소리
달팽이관에 물 파장이 인다
왁자하니 되살아 나는 그믐밤
댓 살 몇 개에 지탱되는 식어버린 체온이 두렵다
나는 그 길을 벌써 지나쳐 어둠을 타전하는 가로등에 기대어섰건만
바짓가랑이에 흥건한 개구리 울음소리
줄기차게 나를 지운다
내가 지워진다
충청북도 외딴 강가에서...
엘리어트의 낚시여행 - { ( 강 붕어낚시 ) - 편 }
달력 한장을 또 뜯어내면서 바라보는 세월의 창, 풀 죽은 시간들이 깃을 치며 일어서고
소쩍이 아침을 울어 막힌 숨을 틔워준다.
지난 봄을 아쉬워 하는 봄비가 5월 첫날부터 줄기차게 내린다. 곡우를 기점으로 내리는 비는 농사에 도움이 되는 비이기도 하고
낚시꾼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첫 여름비라 괜시리 마음이 설렌다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염색되고 야생화는 도처에 피어, 오는 여름을 즐거워 하는 듯하다
초록빛 향기롭던 노을빛 물들어 오르던 야생의 지절거림, 어쩜 그들도 실은 잘 삭지 않는 아픔을 내려 놓으려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아니 숨가쁜 탄식같은 기도 였는지도.....
나붓나붓 초록의 대지를 적시는 그리움의 결정들이 싸늘이 녹는다, 섣투른 위로처럼 나뭇 가지를 적시운다
머물곳을 잃은 두려운 낚시꾼 나그네의 허기진 그림자는 또 홀로 출조 길을 생각한다
눈 깜박 할 사이에 흐른 겁의 세월, 찰라로 압축된 시간의 밀도... 내리는 비는 지친 대지를 흠뻑 적시고, 생명을 불어넣는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사정없이 쏟아졌다가 산뜻하게 깨어난다
5월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배수기와 농번기로 인한 낚시의 어려움으로 걱정이 앞서는걸 보니 나도 뼈속까지 낚시꾼임은 틀림 없는 듯하다
고즈넉하고 한적한 강가의 캠핑도 생각이 나는 시기
토실토실한 강붕어 구경을 하고 싶기도 한 것을 보니 봄은 가고 어느새 여름이 왔나 보다
하기야 바쁜 세상살이에 계절이 오가는 것 조차 무감각한 요즘인지라 좋아하는 낚시조차 한 동안 못다닐 정도였으니 말이다
5 월부터는 일도 일이지만 사람답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의 첫 시작은 사람이 찾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강가를 찾아 정겨운 조우 몇몇과 어울려 조과에 연연해 하지 않으며
붕어 얼굴 구경하는 것에 만족하며 자연과 더불어 휴식의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
지난해 늦가을 우연히 찾았다 씨알 좋운 붕어 몇 마리를 낚는 행운을 주었던 강가, 한적하지만 물 흐름도 거의 없고 낚시 자리가 편하며
무엇보다도 풍광이 좋은 곳이다
5월초 부푼 꿈을 안고 충청북도 강가를 찾아 낚시 여행을 떠난다
씨알과 마릿수를 쫓던 젊은 시절의 열기는 사라진지 오래, 이제는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욕심 없는 낚시로 변모한 것을 보니
나이가 들긴했나 보다
낚시여행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유년시절 추억을 반추할 수 있는 옛것들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아기자기한 시골 오솔길을 가는 즐거움. 길 언저리로 펼처지는 계절의 진풍경들
보릿고개 시절이 생각나는 들판의 보리밭 풍경들
야생화 이곳저곳 도처에 벙글어지게 피어나 꽃 피워 달궈진 가슴
투명한 보라 또는 노오란 얼굴 제비꽃이 피었고, 민들레 꽃이 피었고 결국 내 마음도 피운 것 같다
이따금 고요함과 지루함을 깨던 농부들의 외마디와 소울음 대신 탈탈거리거나 털털거리는 농기계 소리가 골짜기나 들판에 정적 대신
가득차게 된 시골 풍경, 사람은 풍경을 바꾸고 그 풍경은 사람을 달라지게 하는 듯 하다.
여행 온 것인지 낚시 온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풍경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주차를 하고 강가 까지는 약 20미터 정도라 짐을 옮겨야 하는 상황
넓은 강이라 포인트는 많치 만 물 흐름이 없고 수초가 발달된 곳을 포인트로 정하고 저마다 낚시 준비를 해야 한다
베이스 캠프 만들 자리를 낫으로 정리하고 있는 마초님의 모습
강가의 풀을 정리하고 파라솔에 텐트 덧 씌우개를 이용한 베이스캠프
낚시 준비에 열중인 일행들
좋은 분위기 만큼 기대도 큰 상황인데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로지 4짜만을 고집하는 대파님의 낚시 준비 하는 모습
바람 한 점 없고 물 흐름도 었으며 물색마저 적당한 포인트 환경
널널한 포인트 때문인지 일행간 간격이 20-50미터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조용한 낚시 가능)
현지꾼들의 말로는 이곳에서 허리급은 쉽고 4-5짜를 노리는 포인트라고 하는데 기대 됩니다 ^^
베이스 캠프 옆에 텐트를 치고 애기똥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황홀한 분위기 속에서 낚시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뜁니다
다대 편성 낚시를 하다보니 장비설치에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인근에 쏘가리 루어를 하시는 꾼들도 보입니다
보슬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날씨라 조황이 어떨지 궁급합니다
일행의 팀장인 베스트님
베스트님도 나이가 좀 있는지라 이제는 잠자리 부터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대편성 후 야전 침대에서 잠시 앉아 고즈넉한 낚시터 풍경을 즐기는 베스트님
오후가 되면서 채비 정리도 끝내고 본격적인 낚시로 들어갑니다
마초님
이제 까지의 대물 기록을 파괴하겠다는 대파님
땅콩붕어님
낚시를 즐긴다는 건 어쩌면 사색의 잠든 부분을 일깨워 내는것 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봄 향기 가득한 시골의 한적한 강가에서 몽롱한 햇살과 감미로운 봄바람의 향내를 맡으며
낚싯대를 드리우고 상념에 잠긴다
막 자라 오르는 보리의 새순과 민들래, 쑥, 들꽃들은
잊고 지내던 내 영혼의 노래를 다시 불러내어 흥얼 거리게 만든다
눈에 새롭게 비치는 새론운 계절을 맞는 저 들녘의 아른거림과 밭을 가는 농부들의 순박한 모습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건
그나마 순수의 그림자가 남아있기 때문 이리라..
강이라 붕어외 강고기들이 손님고기로 등장하기 때문에 한 대 정도는 바늘을 작게 하여 적장한 미끼운용을 하면 심심치 않은
낚시를 할 수 있다
오후 시간이 깊어지면서 다가 올 밤낚시에 대한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커피가 그윽한 향기를 내며 입안으로 스며든다, 마음에 평온을 찾는 시간이 이처럼 고즈넉한 시간을 위해
나는 또 얼마나 초췌해 있었던가
이나이 쯤에서는 한가로이 자신을 둘러 보라지만, 어디 그것이 쉬운 일인가
아득한 저 산구비 무구의 바람 한 점, 그 바람 바람끝에 송골매로 뜨는 하늘
입하께라 자줏빛 산색 허리춤에 감는다
강의 특성상 낮보다는 아침 저녁과 밤에 입질이 집중 되기 때문에 지금은 좀 한가한 시간
누치, 모래모지, 불거지가 낚이는 시간이다
일행인 마초님이 연신 강고기를 낚아 올리며 즐거워 하고 있다
우리 일행 외에 아무도 없는 공간이라 마음이 편하다 조과는 나중 일이다 ^^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서 간간히 붕어 입질이 들어 온다
7~8치 정도 되는 붕어가 낚여 올라온다
마릿수 조사 마초님
물가에만 나와 앉으면 무념무상의 행복함이 온다는 베스트 도사님의 낚시 모습
마초님이 챔질 준비를 하는 모습 (계속 강고기 입질을 받는 중 )
낚시가 인생의 목표라는 마초님의 낚시 모습
땅콩붕어님이 오후 시간에 드디어 월척급 붕어 한 마리를 낚아낸다
강가에 조금씩 있는 뗏장 언저리가 붕어 포인트인 듯
살림망을 담구고 있을 수 있음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합니다
입질은 계속되고
준척급 포함 3-4마리 정도의 붕어를 낚았으니 이번 조행은 성곡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본격적인 밤낚시는
안했지만 말이다
살림망
잡목 숲에 자리한 아지트에서 커피 한 잔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
초여름 맑은 하늘 뒤로 찾아온 이 작은 행복, 지금 이순간도 내 생애 다시 오지 못할 순간이라 생각하며
무엇인가 변화가 있는 삶을 찾고 싶은 마음이다
커피 한 잔의 행복, 낚시터에서 마시는 커피는 왜 그리 맛도 좋은지
대물을 기다리는 뜰채의 모습도 멋져 보인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들어오는 붕어 입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베스트님
낚시터 주변에는 야생화의 짙은 향기가 일행의 코를 자극하여 황홀경으로 안내합니다
밤이 점점 다가오는 오후 늦은 시간
늦은 오후 낚시터 풍경이 운치 있어 보입니다
강붕어
캐미라이트 불 빛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해가 서산 너머로 사라지려 하는 것을 보니 곧 밤이 올 듯합니다
천지사방 온통 붉은 빛으로 변해 멋진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5월도 강가의 밤은 초겨울이라 난로는 필수
인근에 산도 없는 강이기에 물가에 모닥불을 피워봅니다
본격적인 밤낚시 시간입니다
베이스캠프 옆에 자리 잡은 제 텐트입니다 ^^
첫 밤손님은 눈치도 없이 누치가 낚여 올라옵니다
아지트에서 간단한 저녁을 해결하고 있는 일행
대물을 기다리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는 마초님
밤 낚시터 풍경
물 흐르는 소리 조차 없는 호젓한 강가의 밤에는 명멸 하는 캐미라이트 불빛과 쏘쩍이 소리 그리고 가끔 쪽박새 소리가
넘쳐나 유년의 추억을 생각나게 합니다
경험에 의히면 강에는 물흐름이 완만하고 소가 생기는 곳은 어느 정도 붕어 포인트로 보장이 됩니다
차가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 앞으로도 호젓한 강가를 찾을 생각입니다
밤사이 일행 중에는 채비를 떠트리거나 대를 세우지도 못하고 털려버린 아쉬운 경우도 있었지만 아직 강은 좀 이른 편인지
생각만큼의 조황은 얻지 못했습니다
야생화와 함께 새벽 시간이 찾아옵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자고 있다, 홀로 나 홀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듯
외로움 조차 못 느끼는 고요속에 파묻혀 있다. 구름을 뚫고 빛이 내려 앉기 전까지 홀로 있고 지난 시간이다.
늘 그렇듯 이맘때 낚시꾼들의 소망은 하나, 기복 없는 시즌이다. "작년 초여름에는 많이 더웠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올해는 덥지도 않은데 벌써 힘든 감이 있다, 나이 든 탓인 것 같기도 하다
틈한 입질에 무료함을 피해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칠복이님
지난해 이곳에서 38cm 토종 붕어를 두 마리나 잡았던 마초님은 새벽 타임을 절실하게 보내고 있다
수심은 1.2-1.8m 사이, 물 흐름 없음, 물색도 좋은 편이라 새벽 타임이 기대치가 높은편이라 일행들 모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쇄한 늙은 말 처럼 이제는 쉬고만 쉽어하는 베스님은 "꽝맨"으로 전락한지 오래되었다
대파님도 꽝이긴 마찬 가지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낚시도 인생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시작할 때는 기대와 희망에 들떠서 우왕좌왕 하다 중간에 절망이나 포기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또 다음을 기약하고 기대와 희망을 갖게하는 마약 같은...
다음을 기약하면서 이제 낚시 채비를 걷고 있는 대파님
33cm 토종 강붕어를 낚아들고 즐거워 하는 마초님
출조할 때마다 붕어를 잡는다면 기대치는 점차 높아지고 재미도 없어질 듯합니다. 꽝을 치다가도 대물을 어느 순간에 낚을 수 있는 게
낚시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정형화된 삶의 틀에서 얻어내는 아주 작은 자유로 즐기는 낚시지만 우리 꾼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취미
아쉬운 시간이 지나고 이제 장비 정리를 하고 돌아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이젠 여름이고 꾼들에게는 기회의 계절이기도 하다. 곧 도래하는 배수와 농번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을 이용하는 슬기도 필요한 계절이다
숨이 턱 막히는 언덕을 무거운 짐을 들고 왕복하는 고난, 다시는 하면서도꾼들은 또 다시 이곳을 찾게된다.
가능성과 희망만 보여준다면...
모든 것이 저마다의 빛깔과 저마다의 중량을 지니고 초록으로 도금하는 여름의 초입에서 한가한 강가에 앉아
보낸 하룻밤은 꿈같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온듯 아니온듯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은 낚시꾼의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
초록의 향내를 음미하고 계절의 나른함을 만끽 하는 동안 목을 죄던 업무들의 스트레스와 강박관념들을
기억의 저편으로 접어둘 수 있다는 사실과 작품 사진을 찍듯이 눈 앞에 실루엣으로 오버랩되는 한 장면 한 장면을
삶의 여유 속에서 음미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낚시라는 취미가 주는 크나큰 축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포인트 낚시는 호기심도 생기고 기대감이 많지만 반대 급부로 저조한 조황이나 입질 한 번 못보고
돌아서기도 하는 단점이 있지만 나름 매력이 있는 낚시 방법 중 하나다
낚시 동료들의 발길이 분주해지고 서산에 저녁 노을이 피어오를 무렵, 이제것 그린 선율과 노랫말을 따스한 바람결에
훌훌 날려 버린뒤에 어께에 다시 힘을 넣고 발걸음을 돌려 이제것 웅크러 들었던 어제의 오염된 현실로 돌아간다
내일을 기약하며...
기운이 완연해진 5 월 초 오랫만에 충북의 호젖한 강가를 찾은 낚시 여행은 좋은 경치와 생각 밖의
조과에 평소 출조를 같이 하는 조우들과 즐거움을 같이한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마음을 어느 정도 비운 여행에서 뜻하지 않은 조황과 멋진 풍경들은 우리 일행들에게 오래토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동행 출조를 해주신 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낚시 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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