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의 길
낚시가 물고기를 잡는 것이라 하여
불덩어리
같은 욕망을 채우려고
낚시를 갔다
활활 타오르는 욕망의 바늘을 꺼내어
불덩어리 마음을 꿰어
아가리 쩍 벌린 불같은
뜰채 펼쳐놓고
깊고 먼 수심에 뛰어들었다
정수리 딱 치는 차가운 물속
식지 않은 욕망은 차가운 물길도
뜨거워
내살 타는 냄새에 피라미 몰려들고
붕어가 몰려들어
입술을 내민다, 춤을 춘다
저리 가라 저리 가, 너희가
아닌
팔뚝만 한 월척이 필요하다
어망 가득 필요하다, 욕망의
내 가슴은 끝 모를 분화구 같아
송사리로는 채울 수
없나니
물을 태우던 기운은 격랑 속에 떠다니다
부처 같은 붕어가 뜯어먹고
예수 같은 잉어가 뜯어먹어
뜯긴 세월마다
새살이 돋아
상처 아문 비움이 어망 가득하고
피라미 생이 날갯짓하고
붕어의 생이 피안의 길 가리키는
불덩어리 어느새
식어 수련 피우니
깊고 얕은 수심에도 아가미 열려 숨을 쉬며
헤엄 없이도 환이 길을 알겠다.
木魚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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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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