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정성스레 만든 김밥과 쌀국수 그리고 생강차와 율무차 따끈한 물 가득한 보온병을 챙겨들고 오늘도 새벽길을 나선다.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김밥을 낚시 갈때마다 준비해주는 할매가 안쓰러워 그냥 ' 밖에서 한끼 사먹을께'
라고 하면 '당신 신장이 안좋아 바깥음식 먹으면 안되요' 하면서 항상 저염식을 고집하고 꼭 손수만든 음식을 챙겨준다.
집사람 만난지 벌써 40년. 언제 이렇게 빨리 가버렸나 세월이~ 아직도 나의 머리속엔 그토록 아름다웠던 젊었을때 집사람의 모습이 생생한데...
벌써 백발의 할매가 되었으니..허허 참 인생 짧다~ 질렸을 법도 한데 그 긴세월 변치 않았던 나의 낚시 취미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준 안사람이 있어서 나의 인생은 행복했다.
지난 4월 28일은 경기 안성의 소로리 낚시터로 출조했었다.
나는 낚시 할때면 항상 공휴일과 주말은 피한다. 평일날 한가한 날이 좋다.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자연속에 녹아든다.
내가 잠시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되돌아온다. 그까짓 고기 좀 못잡으면 어떠나~ 흔들리는 바람, 오롯이 서있는 나의 찌모습.
코끝을 스치는 물냄새,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나~거기에 손맛까지 더할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소로리낚시터)
소로리 낚시터에선 붕어 일곱수에 52센치짜리 잉어 한수를 했다. 붕어 씨알이 아주 좋았다. 모두 월척에 가까운 놈들이다. 깐죽깐죽대는 입질에 챔질..
우~와 새로갈은 3호 카본줄에서 윙윙 소리가 난다. 두번 힘을 쓰더니 티~잉 터져버렸다 .바늘이 삐들어져 버렸다. 52짜리도 그냥 나왔는데
도대체 얼마나 큰놈이었는가 궁금하기만 하다.
집에 돌아와서 바늘을 전부 교체했다. 낚시가게에서 바늘이 펴저서 놓쳤다하니 감성돔2호 바늘로 해보시라 권하길래 새로 바늘묶어 전부 교체했다.
'아니 낚시 갔다온지 며칠됐다고 또 가실라고 그러우?'
'글씨 바람났나봐 또 가보고 싶네~'
'아이고 몸도 생각하시면서 쉬엄쉬엄 하시우~'
그러면서 또 새벽엔 김밥이랑 가서 마실 차 등등 준비해서 아이스박스에 챙겨놔준다. 오늘은 5월6일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선다.
오늘 기온은 최저 10도 최고 22도 풍속 1~2m 다. 낚시하기 참 좋은 날씨다. 하남 고골 낚시터까지 30분도 안걸린다.
이곳은 처음이라 등잔밑이 어둡다고 가까운 거린데 이제서야 오게 됐으니말이다. 출조 하기 전 인터넷 검색은 기본이다. 요즈음 가장 핫(hot)한 장소는
관리소 맞은편 산밑 포인트라 한다. 일찍 온 보람이 있다. 그자리가 비어있다. 관리소에 들리니 아직 출근전이다. 내가 앉고 싶은 자리에서 10m정도 되는곳에
밤낚시 하셨던분이 계신다.
산밑 첫번째 자리, 밤낚시 하고 떠난지 얼마 안됐으니 그자리에서 하란다. 그분 몇칸대 하셨냐고 물으니 3.2칸대를 하라신다.
어분 1에 보리2섞어 3.2칸 쌍포를 투척. 수심은 약 2m50정도 되나보다.
세번째만에 찌가 스멀스멀 올라온다.챔질.씨알 좋다~거의 월척이 될듯 싶다. 금방 옆의 찌가 움직인다. 이번엔 찌가 들어간다. 챔질. 성공~~
비슷한 씨알. 갑자기 찌가 2~3mm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언제 올리나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조용..그러다 또다시 꼬무락 거린다. 챔질. 슈~~웅~~
낚시줄이 몸부림친다. 낚시대 세우기가 힘들다. 이대로 밀리면 터져버리지~
낚시대 손잡이 부분을 앞으로 쭈욱 내밀어 다시금 곧추세우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젠 낚시대의 쿠션으로 상대할 수 있게 됐다. 하마터면 치고 나가는 놈한테 자세를 빼앗길뻔 했다. 이놈아~내가누군데~. 낚시만 50년이다. 허허.
47센치밖에 안되는데 빵이 좋아서 그런가. 무지하게 힘을쓰는 물돼지 향어가 드디에 뜰채속으로 들어왔다.
그래 그게 향어 입질이었지. 오랫만에 향어 입질을 보았다. 이번엔 잉어, 또 붕어, 꾸준하게 계속 나온다. 이러다간 정말 엘보 오는거 아냐? 행복한 걱정을 해본다.
편광안경을 썼어도 햇빛에 반사되는 물결을 오래 보고 있으면 쉬이 눈이 피로해진다. 나이탓이려니~
그럼 편하게 짧은대로 한번 바꿔볼까? 2.6대를 한대 펴서 옆에 설치한다.
3.2대는 이제 입질이 뜸한데 바로 2.6대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어이쿠 이건 월척이네...
얼른 2.6대 또 하나 펴서 쌍포를 만들고 3.2대는 거두어 들인다.
그후로 나는 2.6 쌍포로 엄청 손맛을 봤다. 수심도 3.2대와 같이 2.5m 수준이다.
감성돔 2호바늘이 두번이나 삐들어져서 대물을 놓치고도 30수나 했다.
올들어 최고의 조황이다. 손맛과 찌맛 마음껏 즐겼다. 사진찍고 모두 방생~
낚시가방 모두 챙겨 차에 실으니 오후 2시30분이다. 이른시간이지만, 충분히 즐겼으니 그만 짐을 쌌다. 욕심은 금물.
이렇게 멋진 낚시터를 이제야 알게 됐으니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너무 상쾌하다. 행복하다. 할매가 고맙고, 좋아하는 낚시 가시라고
항상 용돈 챙겨주는 아들,딸,사위,며느리가 고맙다. 룰룰루~~~~
(고골 낚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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